구리시의회 "토지 영구사용승낙 받거나 매입해서 추진" 요구

구리시가 아차산의 고구려 유적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고대의 철기문화를 접목할 수 있는 고구려 대장간 등 민속전시 및 체험관을 설치 구리시를 국내 유일의 고구려 문화거점 도시로 만들기 위한 첫 시작으로 추진한 '고구려대장간마을(2종박물관, 이하 대장간마을)'건립에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구리시의회는 24일 160회 의회 제2차정례회 제5차 본회의를 열고 구리시가 제출한 '고구려 대장간마을(2종박물관)건립 동의안을 조건부로 원안가결 했다.

이 날 의회는 대장간마을 건립 동의안의 처리를 위해 3번의 정회를 거치는 등 처리에 난항을 거듭한 끝에 결국 동의도 부결도 아닌 '조건부 동의'라는 방법으로 안건을 승인했다.

의회는 동의안 처리와 관련 "고구려 대장간마을(2종박물관)건립계획에 대하여는 개발제한구역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등 관련법규를 준수하고 제반행정절차를 철저히 이행할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

또, 의회는 건립후에는 토지의 형상이 변경되고 지목변경이 수반됨으로 인한 토지가격의 상승이 자명한 바 만일 사유지를 일시 임차하여 건립하는 경우 토지 임대인에 대한 특혜시비가 발생하고 사후에 토지를 매입하는 경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므로, 사전에 토지소유자로부터 반드시 영구사용 승낙서를 확보하거나 토지를 취득하여 공유재산 관리계획을 승인받은 후 건립해야 한다"는 조건을 부여 했다.

하지만, 구리시의회가 이처럼 조건부로 동의안에 원안가결은 했으나 사실상 구리시가 급하게 추진하는 이유가 홍보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녹화일정에 맞추려는 것임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12월말까지의 건립에는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밖에는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이 구리시의 입장이다.

이번 의회의 조건부동의안 의결과 관련 구리시 관계자는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토지주가 영구사용승인을 해주기는 기대하기가 어렵고, 짧은 시간 내에 토지주와 토지매입을 위한 협상을 이끌어 내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 날 조건부 동의안 가결과 관련 동의안에 강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던 김명수의원은 2차 정회 이후 속개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의회가 이처럼 조건부 원안가결이라는 방법으로 동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박영순 시장이 구리시를 고구려 역사문화의 거점도시로 만들어 가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그 첫 사업이 되는 대장간마을의 건립을 못하게 할 경우 자칫 비난의 화살이 의회를 향할 수도 있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이미 이 사업과 관련 국도비 15억원의 지원이 확정된 가운데 건립안을 부결할 경우 사업비를 반납해야 하는점 역시 의회의 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결국 의회는 조건부 동의를 택함으로서 비난의 화살은 피하고, 의회의 뜻도 반영하는 묘수를 찾아냈으나, 이로 인해 집행부인 구리시는 사업추진에 어려움만 더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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