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남양주 '동구릉, 사릉, 광릉, 홍유릉' 포함 40기 동시에...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리고 있는 유네스코(UNESCO) 제33차 세계유산위원회{WHC)는 우리나라가 신청한'조선왕릉'(Royal Tombs of the Joseon Dynasty)에 대한 세계문화유산(World Cultural Heritage) 등재를 확정했다고 오늘(27일) 새벽 발표했다. 

1920년대의 건원릉.

 이로써 우리나라는 석굴암ㆍ불국사, 해인사장경판전, 종묘(이상 1995), 창덕궁, 수원 화성(1997),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ㆍ화순ㆍ강화 고인돌 유적(이상 2000), 그리고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굴(2007)에 이어 통산 9번째 세계유산을 보유한 국가가 되었으며,  분류별로는 인류의 자취를 대상으로 하는 '문화유산'(Cultural Heritage)은 8건이며, 자연유산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굴에 이어 아홉 번째 쾌거이다.

조선왕릉의 세계유산 등재는 지난 5월13일 유네스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에서 이미 '세계유산등재권고' 가 알려져 발표시점 만이 남은 상황이었다. 

-조선왕릉의 세계유산 등재 4가지 이유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조선왕릉을 세계유산으로 오르는 데 4가지의 큰 이유가 있다고 평가 했다.

첫 번째가 조선시대(1392~1910)처럼 한 왕조가 518년을 지속된 사례가 드물며 그 기간 재위한 27명의 왕과 왕비의 무덤 44기(연산군, 광해군 포함)가 모두 남아있는 경우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번에 등재신청을 한 조선왕릉은 제릉(태조 원비 신의왕후)와 후릉(정종과 정안왕후) 등 북한 개성 소재 2기와 반정(反正)으로 폐위된 연산군·광해군의 묘(墓)를 제외하고 역대 왕과 왕비 및 사후에 추존된 왕과 왕비의 무덤 40기를 총망라한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유교와 풍수, 도교, 전통사상 등 한국인의 세계관이 압축된 장묘문화 공간인 조선왕릉은 독특한 건축과 조영 양식으로 흔히 ‘신(神)의 정원’으로 부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왕릉묘제의 근간을 밝히고 있는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와 각종 의궤(儀軌), 능지(陵誌) 등 왕릉 조성 당시 각종 기록과 그림 등이 풍부하게 남아있는 것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높인다고 극찬했다.

--조선왕릉의 구조와 특징은

조선왕릉은 도성(경복궁)을 중심으로 10리(4km)에서 100리(40km)이내에 두도록 해 여주의 영녕릉, 강원도 영월의 장릉 3개의 능을 제외한 나머지 37개 능이 경기도와 서울에 자리를 잡고 있다.

조선조 최대 왕릉군인 구리시 동구릉(건원릉 등 9릉 17위)을 비롯하여 남양주시(사릉, 광릉, 홍유릉), 화성시(융건릉), 고양시(서삼릉, 서오릉), 김포시(장릉), 파주시(공순영릉), 서울(정릉, 태강릉, 의릉, 선정릉, 헌인릉) 등 7개 지역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다.

능역의 범위는 조선초기(개성시대)에는 사방 100보에서 태종(재위 1400~1418)이 정한 '능침보수법'과 '예장증시법'에 따라 때 161보, 현종(재위 1659~1674) 때 200보로 점점 늘어났다.

숙종(재위 1674~1720) 때 배산임수(背山臨水·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지세)의 풍수 형국에 따라 좌청룡 우백호, 뒤의 주산(主山)과 앞의 조산(朝山) 등을 경계로 이 영역 안에 드는 모든 마을과 건물, 개인 묘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드넓은 녹지를 조성하면서 능역의 범위가 크게 확대됐다.

조선왕릉은 모두 유교 예법에 따라 ‘진입공간-제례공간-전이공간-능침공간’이라는 기본적인 공간구조로 구성돼 있다. 봉분을 중심으로 한 능침공간은 성역(聖域)의 공간이다. 정자각(丁字閣)을 중심으로 한 제례(제향)공간은 성(聖)과 속(俗)의 만남의 공간이자 반 속세의 공간이며, 왕릉 입구의 재실(齋室)부터 돌다리인 금천교(禁川橋)에 이르는 진입공간은 제례의 준비와 속세를 나타낸다.

왕릉의 핵심인 능침공간은 다시 침전인 봉분 등이 위치한 상계(上階)와 문인의 공간인 중계, 무인의 공간인 하계로 나뉜다. 이같은 삼단 구성은 유교, 도교, 불교의 영향을 받았다. 

동구릉의 배치도

-세계유산 등재 이후는 

무엇보다 훌륭한 관광자원이 된다. 고용 기회와 수입도 늘어나게 되며,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내 지역의 계획과 관리를 향상시킬 수 있으며 세계유산의 존재는 지역주민 및 국민들의 자부심 고취에도 도움이 된다.

세계유산 등재가 소유권이나 통제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다. 소유권은 등재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되고 국내법도 여전히 적용된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세계유산기금(World Heritage Fund)으로부터 기술적, 재정적 원조를 받을 수 있다.

협약국은 세계유산 지역의 보존상태를 모니터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해야 하며 세계유산센터나 다른 기구 등 국제사회의 보호와 감시를 받게 된다

-조선왕릉의 세계유산 등재의 의미와 구리남양주의 위상은...

조선조 왕들의 생활공간인 궁궐(창덕궁), 왕조의 정치사를 기록한 사서인 실록, 유교를 국시로 여기고 예를 근본으로 삼았던 제례와 제례악은 물론 그들의 만년유택인 왕릉까지 조선조 518년의 생활과 역사가 모두 세계유산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건원릉 봉분의 601년된 호석의 문양.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어느 나라에서도 찾을 수 없는 사례를 남긴 큰 지존심이며자긍심이다.

어느 학자는 세계문화유산을 하나 보유하는 의미는 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를 딴것에 비유하고 있다. 조선왕릉을 보유하고 있는 7개 도시 또한 각각 10개의 금메달을 보유하고 있는 격이라 해도 넘치지 않는다.  

조선왕릉의 기초가 된 건원릉은 물론  9릉 17위를 포함한 동구릉, 단종애사를 고이 간직한 사릉, 왕릉의 새로운 기법을 도입한 세조의 광릉, 대한제국의 성립과 조선의 멸망을 지켜본 홍유릉 등이 소재한 구리시와 남양주시의 시민들이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건원릉 전경.

구리남양주지역은 조건왕릉의 모든 능제를 살필 수 있는 곳으로 그 어느 지역의 가치보다 더욱 값진 문화유산을 지니고 있다.

이번 조선왕릉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 지역역사전문가는 "세계유산 등재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구리시와 남양주시는  문화재청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갖고 유형적인 유물의 보전은 물론 각 능에 누워있는 망자의 정신과 예술의 혼을 깨우는 작업에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번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계기로 구리시와 남양주시 지역은 세계문화유산을 지닌명실상부한 문화역사의 도시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는 점에서 우리지역의 문화재를 아끼고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마음가짐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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