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말로만 백년지대계가 아니다

▲ 한철수(편집위원)
70년대 4,5,6학년 교실에는 수업을 마친 후 진풍경이 있었다. 같은 반 아이의 손에는 회초리가 쥐어졌고, 몇몇 아이들은 부지런히 받아쓰기를 한다.

당시 학업 성취도 낮은 아이들에게 편지라도 쓰고, 간판, 메뉴판이라도 읽고 쓸 줄 알아야한다는 문맹탈출의 한 방법으로 한글 받아쓰기는 1급~5급의 등급을 주었고, 1급 아이가 4,5급을 받은 아이에게 받아쓰기 교육을 시켰다.

이때 한글 받아쓰기 5등급은 '한글미해독(득)자'라는 꼬리표를 달았고, 방과 후 한 두 시간씩 동급생의 지도아래 한글을 깨우치게 했던 것이다.

이 방법은 교사 한명이 6~70명을 감당하기가 버거웠고, 위엄이 있던 선생님의 강압적인 수업보다는 동급생을 통해 자극을 주고, 지도를 받은 아이의 진도가 나가지 않으면 지도를 하던 아이가 대신 매를 맞아야 했으니 이를 충격요법이라 할 수도 있고 인격모독이라 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를 가지고 그 누구도 반발을 하거나 항의를 하는 학생도 학부모도 없었다.

지금처럼 도시권의 전교생 80%이상이 받는 여러 형태의 과외를 받을 여유도 여력도 없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는지 모른다.

최근 교과부에서 실시한 기초학력성취도 결과를 두고 참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일부 지역에서 성적 조작이 들통이 나 믿을 수 없는 교육현실에 혀를 두르고 무용론과 시험은 보되 발표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쪽과 그래도 시험을 치렀으니 발표를 해야 하고 아이들의 학력평가를 통하여 교육청과 학교는 색다른 대비를 해야 한다는 쪽의 의견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이번 평가시험에 구리남양주교육청 산하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이를 데 없다. 초등의 경우 전국 180개 지역의 성취도에서 110위에서 150권을 맴돌았고, 중등은 턱걸이로 100위권 이내를 유지했다.

하지만 순위보다는 기초학력미달학생이 초등은 3.1%, 중등은 12%에 달한다. 이들을 어떻게 예방하고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은 제시는 하지 않고 그저 시험을 치러야하느니 마느니를 놓고 설전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서두에서 70년대의 추억을 떠 올린 것은 당시에 할 수 있었던 한 방법이었다면, 21세기에는 기초학력미달학생과 그에 준하는 아이들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그들을 위한 새로운 교육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번 사태를 두고 교사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의 재교육과 휴식년을 주어 재충전을 통해 자율적인 자기연수가 선행될 때 정말 좋은 선생님,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늘어 날 것이다.

70년대 기초학력미달 아이들에게 교사가 던진 말은 아주 단순하다. "덧셈뺄셈을 잘해야 물건이라도 사지, 구구단을 외워야 계산이 편하지" 라든지 "인석아 편지라도 써야 할 것 아니냐." 등등의 말 야단도 치고 어우르기도 했다.

구리남양주교육청과 관내 학교장들은 중상위권의 아이들도 중요하지만 미달 아이들과 학습지진아들을 방치하는 것은 범죄행위나 다름이 없음으로 그들에게 눈을 돌려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지도해야 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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