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호(작가)
누구나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기는 어려우나 그와는 반대로 나쁜 습관은 쉽게 배우고 익히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듯, 한 번 몸에 밴 습관은 그것이 비록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마치 그림자처럼 목숨이 다할 때까지 평생을 두고 자신을 따라다니기도 한다.

나 역시 부끄럽게도 어릴 때부터 잘못 된 습관 하나를 가지고 있는데 지금까지 아무리 고쳐보려고 애를 써보았지만 아직까지도 그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있으니 정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그 속담이 빈 말은 아닌 듯하다.

자신의 잘못된 습관, 그리고 그릇된 습관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그 사람의 앞길과 인생을 마감하게 되거나 패가망신으로 이어지게 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곤 한다. 또한 그와는 반대로 좋은 습관 내지는 바람직한 습관을 몸에 익힌 결과, 마침내 자신의 뜻한 바 목적을 이루고 대성하는 사람들도 흔히 보게 된다.

그러기에 일찍이 저 유명한 파스칼은 ‘습관은 제 2의 천성이요, 제 1의 천성마저 파괴하는 것이 바로 습관이다’라고 천명하였고, 또한 안중근은 ‘하루에 한 번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 라는 말을 남기기도 하지 않았던가.

위의 두 가지 명언은 습관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새삼 우리들에게 전해 주는 강한 메시지와 교훈을 담고 있는 공통점을 내포하고 있다.

습관이란 무서운 중독성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도박, 마약, 흡연, 그리고 도벽이나 지나친 폭음과 언어습관……등, 이 모두가 예외일 수 없는 것이다. 마치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좀처럼 빠져 나오기 어려운 깊은 수렁이나 늪처럼…….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문득, 자신도 모르게 몸에 밴 습관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보여주는 오래 전에 들었던 이야기 한 토막이 떠오른다.

아주 오래 전, 실제로 외국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웅변술이 남달리 뛰어나서 세계적으로 널리 명성이 알려진 유명한 웅변가가 있었다.

그는 늘 자신이 입고 다니는 양복에 달린 단추를 만지작거려야만 직성이 풀리는 특이한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무슨 일을 할 때마다 가끔 자신도 모르게 단추를 만지작거려야 하고, 또 그래야만 마음이 놓여 무슨 일이든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유별난 습관이었다.

어느 날, 그는 대단한 사람들만이 모인 자리에 특별 초청을 받아 한창 열띤 웅변을 하게 되었다.

그의 웅변에 매료된 수많은 관중들은 숨소리를 죽인 채, 그의 뛰어난 제스쳐와 열띤 웅변을 경청하면서 무아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웅변은 중간에서 멈추고 말았다.

웅변을 멈추게 된 원인은 바로 유별나고도 특이한 그의 습관 때문이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웅변가는 수시로 자신의 양복 단추를 만지작거리면서 웅변을 하다가 그때 마침 단추가 떨어져서 만져져야 할 단추가 만져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 바람에 웅변가는 그만 눈앞이 갑자기 캄캄해지면서 외우고 있던 웅변원고를 모두 기억 속에서 모두 잊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비록 짧은 이야기의 한 토막이지만, 이 이야기는 습관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주는 큰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좋은 일을 배우고 익히면서 살아가기에도 너무나 짧은 우리네 인생, 어느 대중가요의 노랫말처럼 가는 세월은 그 누구도 잡아둘 수가 없는 것이다.

인생을 보다 더 값지고 보람있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좋은 습관을 익히기에도 마치 노루 꼬리만큼이나 짧은 우리네 인생이 아니던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남양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