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호(작가)
이 세상에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자면 그 누구나 필요한 것이 돈이기 때문이다.

돈이란 살림이 넉넉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더욱 절실하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돈을 좋아하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만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돈이 많은 부유층 역시 더 많은 돈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에 늪 속에서 허덕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마치 돈을 소유하기 위해 태어났고, 돈을 한 푼이라도 더 소유하기 위해 눈이 먼 사람들처럼……. 그러기에 아흔아홉 섬지기 가진 부자가 한 섬지기 가난한 사람의 벼를 탐을 낸다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돈을 좋아하는 것은 남녀노소의 구별이 없다. 성인 군자는 물론이요, 아직 말도 제대로 못하고 글자조차 모르는 갓난아기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기에 막무가내로 울던 아기도 곶감이 아닌 돈만 보여주면 울음을 뚝 그치고 활짝 웃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보아왔지 않은가.

돈은 이처럼 누구에게나 필요하며 그 위력 또한 대단하다. ‘손에 돈을 들고 노크를 하면 아무리 굳게 잠겼던 문도 쉽게 열리게 된다’ 는 영국의 속담도 그것을 굳게 뒷받침 해주고 있다.
이 속담을 다시 풀이해 본다면, 돈만 가지면 이 세상에 해결하지 못 할 일이란 아무 것도 없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겠다.

맞는 말이다. 그러기에 우리 사회 역시 ‘유전 무죄, 무전 유죄’란 말이 공공연하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 않은가.

이 세상 사람들 그 누구나를 막론하고 지금 이 시간에도 부를 누리기 위해, 그리고 좀더 풍요롭고 행복한 생활을 누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단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모두가 혈안이 되어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아니 때로는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목숨까지 걸고, 오직 그것을 잡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도 않는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돈은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쫓기고 있는 마치 범인과 다름이 없다. 돈이란 범인은 좀처럼 잡히지 않는 곳에 꼭꼭 숨어 있고, 어떻게 해서라도 범인을 잡아보려는 형사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조차 없고……. 그러기에 돈을 쫓고 있는 이 세상 사람들 모두는 돈이란 이름의 범인을 잡기 위한 자격증이 없는 형사일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에게나 마음처럼 그렇게 쉽게 잡히지 않는 돈! 범인을 잡는 방법이 형사마다 각양각색인 것처럼, 돈을 잡기 위한 방법 역시 사람마다 각양각색이며 천태만상일 수밖에 없다.

어느 날 돈복이 터져 하루 아침에 운이 좋아 일확천금을 쉽게 손에 잡는 행운아들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평생 돈을 벌기 위해 피땀을 흘려가며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다가 결국은 맨주먹으로 일생을 마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래도 그 정도는 나은 편에 속한다.

평생 돈을 쫓다가 결국엔 빚만 잔뜩 걸머지고 더 이상 견뎌낼 힘마저 잃고 결국엔 자신의 목숨까지 끊게 되는 안타까운 경우도 우리는 얼마든지 많이 보아왔고 지금 이 시각에도 그런 일은 계속 벌어지며 진행되고 있다.

한번 태어난 인간이 생명이 다할 때까지 돈을 쫓는 동안 인간들은 저마다 자신도 모르게 돈으로 인한 인생의 단맛과 쓴 맛, 그리고 수많은 철학과 교훈을 터득하게 된다. 인생의 참맛은 물론이고, 즐거움과 희열, 고난과 역경, 그리고 이와는 반대로 슬픔과 비극도 아울러 맛볼 수 있게 되는 것이 바로 돈인 것이다.

그러기에 돈이란 우리들이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우리 모두가 필수적으로 배워야 할 훌륭한 교과서임에 틀림이 없다. 이보다 더 다양하고 귀한 체험을 깨닫고 터득하게 해주는 훌륭한 교과서가 과연 이 세상에 어디에 또 있단 말인가!

이제 우리 모두는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선 이토록 훌륭하고 값진 교과서를 그저 쉽게만 배우려는 욕심과 집착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남보다 더 많은 비지땀을 흘려가며 부지런히 알차게 배워, 모든 사람들이 우러러 볼 수 있는 이 사회의 모범생이 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인생의 즐거움과 행복, 그리고 참맛을 오래오래 즐길 수 있는 지름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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