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공예가협회(회장 윤종국. 이하 공예협회)가 발족한지 벌써 세 달째 접어든다. 그들의 혼과 숨결이 경기도에 몰아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크고 작은 공모전은 물론 경향각지 문화예술행사에 참여하여 자신들의 존재를 밝히고 있다.

그 성과는 올 전반기에 있었던 제37회 경기도공예대전과 제8회 경기도우수관광기념품전에서 동상과 특선에 입상하는 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들의 면면을 바라보면, 누구하나 빠지는 사람이 없다. 윤종국회장이 창립을 준비하면서 밝혔듯이, 신이 인간에게 손을 준 것은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만들라는 것이다. 세계에서 한국 사람들의 손재주를 인정하고 있듯이 공예협회 회원들의 손길은 크고 작은 작품들 속에 혼을 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리시에서 길게는 30년 짧게는 10년 이상을 작품 활동을 해 온 23명의 공예인들의 얼굴에는 모처럼 밝아졌다. 지난 3일 구리시의회 제168회 정례회 제6차 본회의에서 진화자의원이 구리시 공예가들을 위한 '공예촌 건립의사'를 묻는 질의에 "우리시에는 북메우기 윤종국씨와 옻칠공예가 김차봉씨를 비롯해 공예가들이 협회를 구성하고 활동 중에 있다. 뛰어난 기술과 솜씨를 가진 분들이지만 제대로 된 작업장과 반듯한 전시관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분들이 더욱 활발히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노록하여 전통 문화 발전은 물론 지역 경제에도 크게 기여하기 위해선 공예촌 건립 문제는 시간을 가지고 적극 검토할 것."이라는 답변 때문이다.

그들은 구리시가 예향(藝鄕)의 도시로 만들자는 꿈을 안고 안착했던 장인들이다. 그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공예가협회 창립이 늦어진 이유를 보면, 각자의 작품 활동으로 바쁜 내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사실은 외적인 영향이 컸다.

구리시가 도심 화에 따른 개발과 그린벨트, 철도부지, 군사보호지역 등 각가지 규제로 인해 자연스럽게 거주는 구리시에 하면서 공방이나 작업장은 인근 남양주나 포천, 하남 등으로 옮길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남아있는 공방도 열악하기 그지없다. 윤종국 회장의 경우 중요무형문화재 제42호 문화재후보로 지정되었음에도 환경사업소 한 구석에서, 경기으뜸이로 지정된 김차봉 선생은 갈매동 산 아래에서, 또 다른 경기으뜸이 권영진 선생은 남양주시 지금동 배 밭 한 켠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야심차게 뽑은 경기으뜸이들의 현실이 이렇다면 나머지 공예인들의 현실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번 박영순 구리시장의 발언은 진화자 의원의 질의에 대한 일상적인 답이 아닌 현실화하는 답변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앞선다. 더 이상 구리시 공예가들이 다른 시, 군에서 주변인물로 떠도는 것을 막아야 한다. 공예가들이 끈끈한 정으로 뭉쳐 정보교환, 공동작업, 공동판매 등 지금까지 지녔던 악조건을 제거하고, 완화하는 일은 공예촌의 건립뿐이다. 이는 대한민국 구리시로 한 발 앞서가는 일이다.

박영순 구리시장의 공예촌 설립 발언에 기뻐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함박웃음이 터져 나오는 날을 기다려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남양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