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은 나에게 여러모로 뜻 깊은 달이었다.

 3월 1일, 장교로 임관하여 푸름꿈을 안고 첫출발을 시작하였으며, 너무나도 충격적인 사건을 접했기 때문이다. 3월 26일,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는 설마 아니겠지 하는 바램이 컸지만, 21시 20분경 서해 백령도 일대를 사수하며 경계작전을 수행하던 천안함은 침몰하고야 말았다.

 국내외 전문가 73명으로 구성된 국제합동조사단이 북한의 소행으로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나고 4월 12일 처참한 모습의 천안함은 내게 그동안 잊고 지냈던 천안함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다시 상기 시켜주기에 충분했다.

천안함의 흔적은 그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긴박하고, 처참했는지를 잘보여 주고 있었다. 부대원들과 제 2함대사령부에 도착하자마자 안내장교의 인솔을 받아 전사한 용사들을 위한 묵념을 하였다.

안내장교는 전사한 46명의 용사들이 먼나라 사람들이 아닌, 우리의 아들, 아버지, 가족이라고 표현하였다. 묵념을 하면서 나는 무엇보다도 46명 용사의 가족에 대해 죄송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가장 먼저 들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가족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내가 만약 조국수호를 위해 몸을 바쳐 희생하였다면, 나 자신과 나라에 있어서는 영광스러운 일이겠지만, 가족의 고통은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클 것이기 때문이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님께서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천안함 침몰은 대한민국을 공격한 북한의 군사도발이 명백하며, 책임을 묻기 위한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하셨다.

하지만 여전히 북한은 천안함을 비롯한 지난 11월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대한민국 육군 장교이자 국민으로써 분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천안함을 둘러보면서 제기되었던 여러 의혹들의 대한 해소와 동시에 분노가 치밀었다. 과연 북괴는 이렇게 처참히 절단된 천안함을 보고도 그런 헛소리를 할 수 있을까?

안내장교는 당시 여러 의혹 중 물기둥이 없었다는 것에 대하여 야간상황이었으므로 육안으로 확인하기가 어려웠으며, 어뢰가 수중에서 폭발하면서 발생한 버블제트가 있었으니 이 철근들이 장난감처럼 휘어지고 절단된 것이라고 했다.

내 두 눈으로 봤을 때에도 배 하단의 철근이 1m이상 위로 솟구친 것으로 보았을 때 외부의 충격이 확실하다고 생각했고 함수와 함미사이에 유실된 부분은 TV를 통해서 보았던 모습 그 이상이었다.

당시 그곳에서 임무수행을 하고 있던 선원들은 단 1초도 안되는 찰나에 전사하였다고 하니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상상하면서, 그리고 안내장교의 당시 상황을 대변하는 듯한 비통한 표정과 담담한 목소리가 천안함 견학을 마치고 돌아가는 우리 모두를 숙연하게 하였다.

이번 경험은 지난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로 인해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우리의 안보에 대하여 다시 한번 냉철하게 돌이켜보는 시간이 되었다.

앞으로 두 번 다시 북괴의 도발로 인해 가정에는 소중한 가족을, 나라에는 소중한 군인들이 희생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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