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모 일간 신문에 실린 기사를 흥미있게 읽은 적이 있다. 레알, 솔까말, 폭풍안습, 열폭, 까도감, 차도남, 딸바보, 종결자……등, 요즘 신세대들이 즐겨 쓰는 신조어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요즈음 학생들이나 젊은이들이 새로 만들어 내는 신조어의 종류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홍수를 이루고 있다.

어떤 낱말을 줄여서 간단히 표현한 함축성의 의미가 기발한 낱말들, 그리고 그런 신조어를 사용하고 있는 젊은이들간의 갓 낚아 올린 생선처럼 톡톡 튀기까지 하는 재치가 넘치는 생기발랄한 신조어의 의미는 가히 높이 평가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즈음 하루가 다르게 나날이 새록새록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신조어를 사용하고 있는 범위는 주로 어린 학생들이나 젊은 세대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나이가 좀 연만한 사람들은 아무리 잘 이해하려고 애를 써도 전혀 그 뜻을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 신조어들인 것이다.

마치 러시아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중국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전통 이해할 수가 없어 답답하기 그지 없다. 그래서 신조어로 인해 세대 차이와 격세지감을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신조어가 나올 때마다. 일일이 수첩에 적어서 학창시절에 영어 단어장을 들고 다니며 암기하듯 쉽게 외우고 익힐 수도 없는 일이다.

과거의 수많은 유행어들이 그랬듯, 신조어 역시 한동안 반짝하다가 언젠가는 소리없이 사라져 가는 유행어이기에 속된 말로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언어들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신조어들을 국립국어원에서는 내년에 개통하는 인터넷 사전에도 올릴 계획이며, 또한 국어원 학예연구관은 ‘신조어 3만-4만개를 ’개방형 한국어 대사전‘에 실을 예정’이라고 한다.

많은 국민들이 사용하는 말이라면 사전에 올릴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기에 사전에 싣겠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 기사를 읽고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디까지나 유행어는 유행어이며, 신조어는 신조어로 끝내야 함이 국어를 사랑하고 빛내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른 알아 들을 수도 없고 이해기도 어렵고 버거운 그런 신조어들을 한국어 대사전에 싣는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며 또한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이 행여 이 사실을 안다면 기겁을 하고 탄식을 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국어의 표준어 규정 총칙 2장 1절 5항에는 ‘어원에서 멀어진 형태로 굳어져서 널리 쓰이는 것은, 그것을 표준어로 삼는다’라고 밝히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이 사용하는 말을 표준어로 인정하기로 한 표준어 규정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요즈음 부쩍 유행하는 신조어들은 하나 같이 젊은 층이나 학생들만이 즐겨 사용하는 말이며 대다수 국민들이 사용하는 말은 분명 아닌 것이다.

그 누군가는 국어를 정신적인 정부라고도 하였다. 외적이 침입하여 국토를 빼앗겼어도 국어가 남아 있는 한, 국민의 정신을 다스리는 정부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 예로 이스라엘이 2천년간 나라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였지만, 그들의 국어인 히브리어를 끝까지 잃지 않았기에 오늘의 이스라엘이 존재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세종대왕이 심혈을 기울여 창제한 한국 말은 분명 우리들의 것이며 한국의 얼이 담겨 있는 세계적으로 으뜸가는 언어이며 자랑거리인 것이다. 그러기에 국어를 더욱 가꾸고 사랑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의무이기도 하다.

그저 즉흥적으로 아무렇게나 쉽게 말들어지는 이해할 수 없는 유행어나 신조어, 그리고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인지 알아 들을 수도 없고 이해할 수 없는 유행어나 신조어를 사전에 싣는다는 것은 세종대왕은 물론이고 우리 국민 전체를 욕되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그런 말들을 사전에 수록한다는 것은 신조어를 즐겨 쓰는 학생들이나 젊은이들 역시 바라는 바가 아니리라 믿는다.

다시 한 번 온 국민이 국어 사랑, 나라 사랑의 뜻을 되새겨야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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