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내호평역은 1939년 경춘선 개통 당시 평내역으로 불리다가 2006년 8월, 복선전철공사와 더불어 선로를 이설하면서 지금의 평내동 신역사로 이전하고 평내호평역이라 부르게 되었다.

그런데 개통 당시에는 평내동과 무관하게 역사(驛舍)가 호평동에 위치하면서도 평내역이라 불리었는데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으나 반세기가 훌쩍 지난 지금 평내동으로 옮기게 되면서 역이름의 예언성이 일견 적중하는 듯 했다.

하지만 한적했던 시골마을 호평동 일대가 대단위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하면서 지역주민의 입김으로 말미암아 기존의 평내역이란 이름 대신 평내호평역이란 이름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유인즉 역이 위치한 곳은 평내동이지만 주 이용고객은 호평동주민이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리하여 67년간 불리어오던 평내역이 평내동과 호평동의 두 지역이름을 합친 평내호평역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그런데 부득이 기존의 역이름을 새로운 이름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더라면 좀 더 참신한 이름이나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이름으로 바꿀 수는 없었을까?

가령 경춘선 복선전철개통과 더불어 더욱 더 가까워진‘백봉(白峰)’의 옛이름인‘묘적산(妙寂山)’이름을 빌어‘묘적산역(妙寂山驛)’이라고 하면 어떨까?

그렇게 된다면 임진왜란 때 사명당이 승병을 양성하던 곳이라는 묘적사(妙寂寺)가 있어 일제에 의해‘백봉(栢峰)’으로 창지개명(創地改名)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아픈 과거를 털어버리고 옛지명을 복원한다는 역사적인 의미도 부여할 수 있어서 좋을텐데….

게다가 지자체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스토리텔링이 대세인 지금 역이름과 관련해서 훌륭한 얘깃거리를 제공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닐까?

최근에 굴봉산역(경춘선 구 경강역), 소백산역(중앙선 구 희방사역), 민둥산역(태백선 구 증산역) 등 산이름으로 역이름을 삼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이고 보면 더욱 더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주민의 이해관계의 산물인 거센소리가 겹치는 다음절어 평내호평역이 하루바삐 묘적산역으로 바뀌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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