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작가)
언제부터인가 넓은 들판에 멋지고 아름답게 지어진 집 한 채가 있었다. 그 집에는 꿈이 많은 어린 소년이 살고 있었다.

소년은 매일 시간이 날 때마다 밖으로 나와 저 멀리 언덕 위에 지어진 하얀 집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곤 하였다. 찬란한 아침 햇살을 받아 고기 비늘처럼 반짝이는 하얀 집은 그렇게 아름다워 보일 수가 없었다. 또한 저녁마다 붉은 노을빛에 반사되어 황금빛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그 집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아아! 저렇게 아름다울 수가! 저런 집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저 집에 비하면 우리 집은 이게 뭐야? 너무나 초라하잖아!”

소년은 늘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한숨 속에 많은 세월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마침내 결심끝에 길을 나서게 되었다. 큰마음 먹고 그 집을 직접 찾아가서 구경을 하기로 한 것이다.
햐얀 집은 보기보다는 꽤나 먼 거리에 있었다. 벌써 산을 몇 개나 넘고 언덕을 오르고 또 올랐지만 하얀 집은 생각처럼 그렇게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치고 지친 끝에 드디어 그 집에 도착하게 되었다.

“아니 이럴 수가! 세상에 이런 집이 있었다니……?”
그 집 앞에 다다른 소년의 두 눈이 금방 둥그렇게 되고 말았다. 저 아래서는 그렇게 아름답게 보이던 집이 막상 가까이 와서 보니 그렇게 허술하고 시시해 보일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크게 실망한 소년은 그만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리고 이마에 번진 땀을 닦으며 자신도 모르게 산 아래를 내려다보게 되었다.

“아! 저건 또 뭐지?”
그때, 문득 지금까지 저녁노을에 반사되어 아름답게 반짝이던 하얀 집보다도 몇 배나 더 아름답고 찬란하게 빛나는 것이 소년의 눈에 들어왔다. 눈을 비비고 자세히 보니 그것은 바로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었다.
“우와-! 우리 집이다!”
소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크게 소리쳤다. 그리고는 몹시 밝아진 얼굴로 집을 향해 힘껏 달려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옛 속담에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말이 있다. 또한 ‘행복은 멀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나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며, 나 자신이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행복할 수도 있고 불행해질 수도 있다‘ 는 말을 우리는 자주 듣곤 한다.

그러기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소망하고 갈망하는 행복에 대해 일찍이 소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이 정의한 바 있다.

‘행복을 자기 자신 이외의 다른 것에서 발견하려고 생각하지 마라. 현재의 생활과 미래의 생활 그 어느 것에 있어서나 자기 자신 이외의 것에서 행복을 얻으려고 하는 사람은 어리석고 그릇된 사람이다. 불행을 겁낼 때 당신은 이미 불행한 사람이다.

불행을 가진 자는 영구히 불행을 겁내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나는 생각한다. 잘 되겠다고 노력하는 그 이상으로 잘 사는 방법은 없으며, 잘되어 간다고 느끼는 그 이상으로 큰 만족은 없다.

이것은 내가 오늘까지 살아오면서 실제로 경험하고 있는 행복의 비결이며, 그것이 진정 행복이라는 것은 내 양심을 걸고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자나깨나 어려서부터 늘 언덕 위의 하얀 집을 동경해 왔던 소년, 뒤늦게나마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느끼게 된 것은 그야말로 큰 행복이며 다행한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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