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씨, 망우리에 잠든 40인의 속과 겉을 말해

망우리 근현대사의 인물 40명을 재조명환 김영식의 "그와 나 사이를 걷다."

50대에 접어든 나이의 사람들은 가끔 망우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역사적으로 구리시 동구릉을 만년유택(萬年幽宅=묘지)으로 맞은 "오호라! 이제 근심을 잊었구나."라는 것에서 유래했다는 이들과 반대로 조금은 먼 과거 코미디프로그램에서 "청량리-중랑교-망우리'를 잇는 버스노선을 "차라리 죽어 망우리가요"로 기억하는 이들도 있다. 

올 봄 망우리를 이해할 수 있는 기분 좋은 책이 한 권 출판되었다.

"그와 나 사이를 걷다."라는 책으로  '나와 내' 라는 작은 간격을 버리고, 나라는 자신의 자존심을 걸고 내놓은 간행물이 바로 김영식 수필가의 회심작이다.

이 책은 구리시와 광진구가 고구려로 기득권을 주장할 때, 조용히 웃으면서 망우리 공동묘지를 사색공원으로 만들고 근대사 공원으로 성역화하는 중랑구의 정책과정에 나온 책이라 그 깊이를 더한다.

저자가 생각하는 망우리는 평소 필부가 생각한고 있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우리는 1933년부터 ‘망우리공동묘지’로 불리던 그곳이 1998년 유명인사의 연보비 건립과 산책로 조성으로 시민의 ‘망우리공원’으로 탈바꿈한지 벌써 올해로 십일년, 그곳에 인문학적 깊이까지 덧붙여 ‘문화재’로 새로운 도약에 디딤돌이 되어 줄 책으로 발간되었다."고 술회한다.

지은이 김영식은 약 4년간에 걸친 현장답사와 자료조사를 통해, 서너권으로 꾸미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으나 이번에 한권으로 묶었다.

망우리묘역의 사거들을 모은 '그와 나 사이를 걷다'는 안내길을 포함하여 유홍준 전 문화재청 장관의 추천사와 죽은 이들의 탄생과 기제일을 목록으로 작성했으며, 오밀조밀한 이야기들을 풀어 나갔다. 

제1부는 "그 잎새에 사랑의 꿈"이라는 주제에는 시인, 소설가, 화가의 일생을 그렸다. 박인환, 방정환, 최신복, 함세덕, 최학송, 감말봉, 김상용, 김이석, 계용묵 등의 문인과 한국 근대화가 이인성, 이중섭은 물론 가곡 작곡가 채동선, 요절한 대중가수 차중락은 물론 원조 이승엽인 왜정시대 홈런타자 이영민을 소개했다.

제2부 "이 땅의 흙이 되어"에서는 경술늑치(1910년) 후 활동하여 영고성쇄를 현저히 공부하게 한 한용운과 박희도의 인생사를 구술하였고, 일인으로 한국에 아카시아나무를 심은 다쿠미 오토사쿠도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하였고, 구리시민이 뽑은 최고의 민생의사 지석영과 오세영, 문일평과 맞춤법을 주창한 변호사 박승빈을 재조명하였다.

4년간 망우리 사색공원의 사거를 찾은 김영식 작가. 
제3부 " 한 조각 붉은 마음은"은 도산 안창호의 곁에 묻히기를 원했던 유상규, 반공이란 이름 때문에 사부곡을 불러야 하는 아들의 이야기를 적어야했던 죽암 조봉암, 학병동맹사건으로 사라진 심학병, 백범 김구의 오른팔이라 알려진 박찬익, 시대에 따라 영웅과 비겁자로 판단되었던 장덕수, 조국의 통일을 위해 이름도 밝혀지지 않고 산화한 다물단과 의열단 단원들, 그리고 영의정까지 추증을 받은 순조의 딸 명온공주와 부마 김명온까지 지은이가 쓴글은 최근 모 단체의 친일파 혹은 민족의 영웅으로 칭호를 하는 것과는 달리 근현대사를 인문학으로  풀어 나간 것이 특징이다.

지은이 김영식은 부산에서 출생하여 4살 때 상경, 망우리공원이 가까운 중랑구 중화동과 상봉동에서 대학 때까지 살았다. 중앙대 일문과를 졸업하고 한국미쓰비시상사에서 10년 동안 근무 후 지금은 일본 무역과 번역을 하는 지원상사 대표로 있다. 문예진흥원 우수문학사이트로 선정된(2003년) ‘일본문학취미’ 블로그를 통해 일본 문학과 문화를 소개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2002년 계간 "리토피아"에 수필로 신인상을 받음으로 문단에 들어섰고, "기러기" "라쇼몽"등의 작품집을 남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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