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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장자못을 시로 승화시키고 있는...권달웅 시인
1975년 심상(心象)으로 데뷔...서정시 2세대를 대표하는 시인
2009년 04월 03일 (금) 17:52:29 한철수 편집위원 guji2311@hanmail.net

 

   
서정시 2세대를 대표하는 권달웅 시인.
생태환경과 노장사상을 근원으로 사유하며, 순수한 자연을 청정한 정신세계에 추구하여 어두운 현실을 맑고 투명하게 표출하는 시어를 담는 서정시 2세대를 이어가는 권달웅 시인.  

그의 아파트를 찾았을 때 거실 한 벽을 차지하고 있는 수석진열장이 발길을 잡는다.

이 수석들은 권 시인이 선후배 문우들과 30을 넘게 탐석을 하면서 모은 것으로 그 하나하나에 사연을 담고 있다고 설명을 한다.

베란다로 자리를 옮기자 구리시 토평동 벌판이 눈에 들어오고 아련히 한강의 물줄기가 아른 거린다. 

 "누군가는 서정시는 죽었다고 하지만, 우리의 가슴이 자연과 사람과 함께 공유하는 한 서경도 살아있   고,  서정도 함께 살게 된다. 서정시는 우리민족의 가슴에 녹아진 아리랑과 같다."고 서정시를 예찬하는 권달웅 시인의 시세계와 인생관을 들어 본다.<글쓴이 주>

-일곱 번째 시집 "반딧불이 날다”를 통해 서정시로 구리시를 노래해...

     "아무리 작아도
     다 쓰임이 있으리
     아무리 보잘 것 없어도
     다 필요함이 있으리
     단단해진 꽃방망이는
     실잠자리 잠자리가 되고
     부들부들해진 잎은
     일하는 농부의 휘어진 등을
     비에 젖지 않게 하는 
    도롱이가 되리.”
                     -시집 “반딧불이 날다” 중 ‘부들’ 전문  

   
1975년 "심상" 신인상을 받고 문우들과 함께. 아랫줄...조우성, 권달웅(원안), 스승 박목월, 이명수, 윗줄...이경록, 신현정, 유승우, 박시교, 김동해, 김광림, 한관구, 이진호.

 장자못을 두르고 있는 수서(생)식물 사이를 비집고 고개를 내민 부들 군락을 권달웅 시인은 목가적으로 노래했다.

권달웅 시인은 우리나라의 서정시 대표하는 2세대의 시인이다. 그는 1943년 경북 봉화에서 태어났고, 33세 되는 해인 1975년 청록파 박목월 시인의 추천으로 “심상(心象)”에 ‘해바라기 환상’으로 신인상을 받으므로 시단(詩壇)에 들어와 7권의 서정시를 묶어 발표했다.

     “손을 떠난 바람이
      피아노를 치고 있다.
      하늘은 늘
      밖에 있고
      나는 기침하는 뜰
      안에 있다.
      가을해는
      녹슨 수레바퀴를 굴리며
      사라진다.

      해바라기는
      깊이 고개를 숙인다.
      바람은 풀잎에 화인(火印)을 찍고
      나는 눈을 떠도 눈을 떠도
      타 버린 얼굴이다.
      등 굽은 어둠이
      쏟아지고 있다.”
                       - 1975년 "심상“ 신인상 작품‘해바라기 환상’ 전문

-문우들과 돌을 탐조하고, 장자못 시인이란 별칭도 얻어

평소 스승인 박목월, 박두진 시인은 물론 전봉건, 김원각, 김현 등 문인들과 돌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돌았다.  

     
1978년 스승 박목월 시인과 함께 한양대 교정에서.

 

돌을 탐조(探照)하고 시류(時流)를 논하며 각박해진 세상을 서서정시와 수석을 통하여 정화시키는데 앞장을 서왔으며 오랜 시간 고등학교와 대학교 강단에 서서 우리의 서정시를 전파하는 역할도 했다.

권 시인은 2000년 구리시 토평동로 들어와 아홉 해 째를 맞이한다.

매주 찾아오는 손녀 둘을 장자못을 찾아 산책을 하고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시로 육아일기를 쓰고 있는 다정스런 할아버지이기도 하다.

그는 매일같이 장자못을 돌며 사색과 시상에 잠겼고, 2001년에는 “크낙새를 찾습니다”를 2004년에 출간하였다.

7번째 시집인 “반딧불이 날다”를 집필하면서 장자못, 왕숙천, 아차산을 소재로 한 시들을 발표하므로 ‘장자못시인’이라는 별칭을 얻는다.

-서정시는 자연을 정화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시

“자연의 정령들은 지금 몹시 아프다. 그 아픔은 곧 ‘나’와 인간의 아픔인 것이다. 이 깨달음은 아주 깊은 침묵에 빠져 있다. 누가 이 침묵을 깨는 죽비를 내리 칠 것인가.”며 시인은 자연의 정화와 보전을 안타까이 생각한다.

     “알을 둥에 지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물자라를 보아라
      얼마나 격정적이고
      남다른 사랑이었으면
      사랑해서 낳은 알을
      등에 지고 다니면서
      보호하겠는가
      사랑을 확인하겠는가
      프로메테우스처럼
      갇히면 벗어날 수 없는
      사랑의 형벌이여”
                           -‘물자라의 사랑’ 전문

서정시는 바로 죽은 것을 깨어나게 하는 영혼의 불인 반딧불이처럼 빛은 나지만 뜨겁지 않은 누이 부시지 않는 환한 시를 쓰는 이가 바로 권달웅 시인이라고 주변 문인들은 그렇게 평가하고 있다.

겨울날 눈이 오는 날 토평동 벌판을 바라보며 적은 산문시 ‘시로 여는 세상’은  장자못 주변의 자연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 잘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 서정시 2대를 대표하는 권달웅 시인이 장자못을 지키고 있어 우리는 행복하다.

     “눈 오는 아침이다. 아파트 창을 여니 깨끗한 신간 시집 한 권이 토평들판에 펼쳐져 있다. 하얀 둑길의  하 이얀 전봇대가 잘 정돈된 시행처럼 줄지어 서있고, 앞산에 휘어 진 소나무들이 눈가에 귓가에 은빛 반짝이를 달고 눈부신 아침햇살에 시의 이미지처럼 빛난다. 어느 하나에도 더러움이 없는 세상. 아파트 굴뚝 사다리에 집을 짓는 까치 두 마리가 순은의 시어를 물어 나르고 자작나무 숲 아래 아무도 다니지 않는 눈길에 강아 지 발자국이 아름다운 시구의 방점처럼 무수히 찍혀있다.” 
                                                                                           - ‘시로 여는 세상’의 전문

 

     
2008년 유채꽃 축제서 두 손녀와...

 

 권달웅 시인의 약력

 
 -1943년 경북 봉화 출생 
 -한양대와 동대학원 졸업
 -1975년 박목월 추천으로 “심상”으로 데뷔 
 -시집으로 “해바라기 환상(1979년), 사슴뿔(1983년), 바람 부는 날(1986년), 지상의 한사람(1989년), 내 마음의 중심에 내가 있다(1995년), 크낙새를 찾습니다(2001년), 반딧불이 날다(2004년)” 총 7권 발간 
 -시선집으로 “초록세상(1989년), 감처럼(2003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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