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의 문화유산' 주제로 학술대회 열려

우리나라 최대 왕릉군이며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을 기다리고 있는 동구릉의 시조격인 태조이성계의 600주기 기신제와 "조선왕조의 문화유산"이라는 주제의 학술대회로 동구릉에 대한 재조명과 왕릉금석문 탁본전시회 등이 27일 하루에 이어져 그야말로 동구릉의 날이었다.

조선왕릉금석문특벽기획전 개막식.

이날 행사는 구리문화원과 전주이씨대동종약원이 함께 했으며, 오전 11시부터 건원릉에서 태조이성계의 왕릉 조성  600주기 친향기신제가 열렸다.

오후 3시30분 시작한 조선왕릉왕릉금석문대전의 개막식에서 김문경 구리문화원장, 이환의 전주이씨대동종약원이사장, 박영순구리시장, 김명수구리시의회 부의장이 기념사와 축사를 통해 동구릉주변에' 조선왕릉 박물관 건립'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여 동구릉이 구리시의 대표적인 문회유산임을 다시 한번 다짐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구리문화원 다도회회원들이 준비한 차와 다과를 나눈 200여명의 시민과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동구릉에 대한 관심도를 반영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맞이하는 건원학술제는 대한민국 최대왕릉군인 동구릉의 문화적 가치와 조선시대의 사회상을 서로 느낄수 있도록 하기위해 매년 다른 주제로 이어갈 것."이라고 고병선 사무국장은 말한다. 이날 행사들을 스케치해 본다.

□건원릉 조성 600주년 기념 건원릉친향기신제

건원릉 조성 600주년 친향기신제(사진:도영봉 객원기자)

동구릉에 위치한 건원릉에서 조선조 역대 왕과 왕비에 대한 제사의식의 하나인 산릉제례(山陵祭禮)인 '건원릉 친향 기신제(健元陵親享忌辰祭)'를 재현·봉행이 이날 11시에 있었다.

조선왕조 제향의식 중에서 대표적인 '건원릉 친향 기신제'는 지난 97년부터 매년 재현·봉행하여 올해로 11년째를 맞이한다.

조선조 제향은 초기에는 왕과 왕비가 승하한 후 담제(祭-대상을 지낸 다음 다음 달에 지내는 제사)까지 매월 삭망(朔望-초하루, 보름)과 속절(俗節-정초, 한식, 단오, 추석, 동지, 그믐)에 왕 또는 왕세자가 직접 능에 행차해 제례를 행했다.

담제 후에는 경복궁 문소전(文昭殿)에서 기신제를 지냈으나 임진왜란 때 경복궁이 소실된 후부터는 담제 이후에도 산릉에서 기신제를 지내기도 한 유서 깊은 의식으로 올해는 건원릉 조성 600년을 맞이해 많은 시민과 관계자들이 건원릉을 찾아 뜻깊은 행사에 함께했다.

□동구릉조성 600주년기념 제2회 구리건원학술대회 "조선왕조의 문화유산과 왕릉 금석문"

구리문화원과 전주이씨대동종약원이 공동 주관하고 구리시와 문화재청이 후원하는 제2회 구리건원학술제는 이날 4시부터 4가지 주제로 구리시청소년수련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조선시대 사대부 묘역의 구조와 의미"를 열강하는 김우림 서울역사박물관장.

제1주제의 발표는 김우림 서울역사박물관관장의 "조선시대 사대부 묘역의 구조와 의미" 주제 발표가 있었다. 왕릉과 일반 사대부간의 묘역의 차이점을 설명하였다.

김 관장은 "조선시대 묘역에 배치되었던 각종 석물은 다양한 문화요소가 융합되어 그 시대 사람들의 종교관, 생사관, 내세관은 물론 정신세계, 일상생활, 사회생활의 질서 등 사회구조를 이해하는데 귀중한 자료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인문구조 중 변하지 않는 무덤의 구조 중 사대부의 묘제는 조선시대의 왕릉을 이해하는데 큰 열쇠를 지니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특히 망주석의 세호를 불교의 "불설비유경(佛說比喩經)"의 예를 들며 "왼쪽의 내려가는 모양과 오른쪽의 올라가는 모양은 각각 흰쥐와 검은쥐를 의미한다. 그 이유는 망주석을 우리는 촛대석이라 부르기 때문에 올라가는 모습은 불을 켜는 낮과 양을 내려가는 모습은 불을 끄는 밤과 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해 그동안 망주석의 세호에 대한 의문을 푸는 학설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오성(세종대교수)의 "조선왕조의 사회적 특성"에 열중하는 참석자들.
제2주제는 "조선왕조의 사회적 특성"이라는 주제로 오성(세종대역사학과) 교수가 조선왕조의 신분제도와 과거제의 운영의 정신과 실제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나갔다.

오 교수는 중국, 일본, 한국 동아시아 3국의 과거제도에 대한 구분 설명을 했는데 "중국은 평민에게도 기회를 주어 신분상승이 가능한 '성공 사다리'역할을 했으며, 일본은 사회 구조상 과거제를 채택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과 같이 천민을 제외한 모든 국민에 있었으나 길게 보면 지배계층인 양반을 위한 제도였으며, 그나마도 조선후기에 들어서면서 소수 문벌의 전유물이 되었다."고 주장하였고, 과거제도에서 나온 부정해위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 옛날이나 지금이나 시험에서 합격의 압박감은 마찬가지였음에 고개를 끄떡이게 만들었다.

 "조선왕실의 문화유산"를 설명하는 소재구 국립고궁박물관장.
제3주제는 "조선왕실의 문화유산"로 소재구 국립고궁박물관 관장이 맡았으며 "우리는 돌의 문화다. 기자석에 아이를 점지해달라고 구복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돌로 만든 구들장에 몸을 맡끼고 죽어선 돌로 만든 관에 들어 갔으니 우리문화는 돌과 같이 투박하나 끈기 있는 민족이다."라는 서문을 시작으로 종묘제례, 왕실의 기록인 조선왕조실록, 왕실의 생활 등 조선왕실의 문화를 쉽게 풀어나갔다.

"조선왕릉 금석문의 이해"를 발표하는 임병규 한국전통탁본보존연구회 회장
제4주제는 "조선왕릉금석문의 이해"로 임병규 한국전통탁보존연구회 회장이 탁본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금석문은 글자그대로 쇠붙이나 돌붙이에 새긴 글씨 또는 그림을 말한다. 그 내용을 풀이하고 화풍을 연구하여 당대의 인문발달의 연원을 캐내는 역사적 자료로 아주 중요한 것이다. 이를 먹에 새기는 것을 탁본이라 하는데 이는 글자체라든지 문양은 당시사람의 손에 의해 직접 어우러진 당시 장인의 느낌을 직접 맛볼 수 있는 묘미도 지니고 있다."라 금석문과 탁본의 의미를 전달했으며, 구리시 전역에 산재한 묘갈, 신도비 등의 비신은 물론 모든 문양을 탁본으로 만들어 보전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조선왕릉금석문대전

우리나라 최초 전시 된 왕릉금석분의 탁본전.(7월 11일까지 청소년수련관)
조선개국왕인 태조고황제 이성계의 능침인 건원릉을 포함하여 아홉 개의 능과 총17기의 왕릉의 신도비와 비문의 탁본 26점 전체를 국내에서 처음 전시하므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탁본전은 문화유적유물의 중요성으로 엄격히 관리해 와 금기시하여 금지되었지만 구리문화원 은광준 향토사전문위원이 1980년대 초 세종대학교박물관장으로 있을 때 학술연구의 필요성에 따라 탁본으로 남긴 것을 특별기획전시를 하게 되었다.

우리가 눈으로 보아오던 태조 이성계의 신도비와 묘갈의 글씨를 직접 경험하게 되는 이 전시회는 오는 7월 11일까지 청소년수련관에서 계속된다. 한편 구리문화원에서는 수련관 2층에 탁본체험장을 만들어 구리시민들에게 귀중한 학습의 기회도 주고 있다.

'건원릉 친향 기신제(健元陵親享忌辰祭)'를 재현·봉행(사진:도영봉객원기자)

왕릉탁본을 설명하는 은광준 향토사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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