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의 손바닥 동화(6)

홍당무 소녀 

사랑이는, 이제 3학년 여자아이야.
예쁘장하고 앙증맞게 생겼지.
그런데 늦잠꾸러기이지. 미녀는 원래 잠이 많은 거래나 어쨌대나.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보니 이미 수업을 시작할 시각이었어.
“큰일났다!”
사라이는 어린 마음에 덜컥 겁이 났지.
“시이- 깨우지도 않고......”
투덜거리며 둘러봤지만 엄마 아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어.
사랑이네 엄마 아빠는 식당을 하시거든.
사랑이가 어련히 알아서 학교에 가겠거니 하고 일찍부터 식당에 가신 거야.
푸푸푸......고양이 세수를 한 사랑이는 학교로 달려갔어.
“큰일났다. 울 샘 여자 타이건데......”
학교 가는 길에 아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더 겁이 났어.
사랑이는 정신없이 달려갔어.
허둥지둥 교실에 들어서자, 선생님은 마침 출석을 부르시는 중이었어.
“......한사랑.”
“네.”
자리에 앉은 사랑이는 시침을 떼며 대답했지.
첫째 시간이 끝난 휴식 시간, 사랑이는 친구들과 고무줄놀이를 했어.
그런데 아이들이 자꾸 사랑이를 흘깃거리며 웃지 뭐야. 킥킥, 큭큭, 낄낄......
더군다나 제일 친한 친구인 아름이도 사랑이를 자꾸만 위 아래로 훑어보는 거야.
‘아름아, 왜 그래?’
사랑이는 이런 말을 품은 눈빛으로 아름이를 바라보았어.
“사랑아, 너 그 옷 잠옷이지?”
“뭐라구?”
아름이의 물음에 사랑이는 얼른 제 옷차림을 살펴봤어.
“어머나!......”
글쎄, 잠옷을 입고 학교에 오다니, 세상에나......허걱, 허걱, 허거억!

▲ 이영(동화작가)

사랑이는 그만 얼굴이 홍당무가 돼버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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