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맞으며....

손바닥 동화(5) -스승의 날을 맞으며....

들꽃 꽃다발 

두메산골의 이른 아침.
아침 안개 피어오르는 길섶과 계곡을 뒤지고 다니는 순이.
“물망초야, 미안해.”
함초롬히 이슬 머금은 물망초를 꺾는다.
“순이야, 안녕?”
“그래, 너도 안녕? 미안해, 민들레야.”
반갑게 인사하는 하얀 민들레도 꺾었다.
“아이, 귀여운 거.”
반지꽃도 꺾고,
“날 찌르지 마.”
조심조심 새하얀 찔레꽃도 꺾었다.
그렇게 꺾은 들꽃 한 묶음.
리본으로 곱게 돌려 작은 꽃다발을 만드는 순이.

선생님.
다른 아이들은 선생님께 드릴 선물을 사러 읍내로 나갔어요.
그렇지만 저는 어제 그 아이들과 함께 갈 수 없었어요.
선생님께서도 아시는 것처럼 저는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잖아요.
잠시도 할머니 곁을 떠날 수가 없어요.
오늘 아침, 다른 날보다 두 시간이나 일찍 일어나서 들꽃들을 꺾었어요.
선생님, 제가 드리는 선물이에요. 이 꽃들이 시들면 안 되는데, 제발 시들지 말아야 할 텐데......
스승의 날을 축하드리며
순이 올림

▲ 이영(동화작가)


들꽃 꽃다발 속에 끼어 있는 편지를 읽는 선생님.
그 선생님의 코 끝에 눈물 한 방울이 맺혔다.
이슬처럼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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