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부터 카메라 잡고 사진작가 꿈 키워

춘분도 지나고 청명을 향해가는 계절 꽃눈을 틔는 잎새바람과 꽃바람이 코끝으로 다가서는 봄날 지난 1월 새로이 선임된 (사)한국문화예술인총연합회(구리예총)제 5대 회장 소순철 씨를 홍유릉에서 만났다. “예술이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며, 행복한 삶을 추구하게 만듭니다.” 그가 던진 첫 마디다. ‘새로운 도약’을 캐츠프레이즈로 삼고 20년 가까이 온 구리예총. 구리문화예술 발전에 밀알이 되어 나름대로 노력해 왔다. 사진작가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지켜온 소순철 구리예총 지부장을 홍유릉 산책로를 걸으며 이야기를 풀어 본다. <글쓴이 주>

제5대 구리예총 소순철 지부장
구리사람을 남양주로 불러 미안하다는 말에 덕분에 모처럼 홍유릉 구경을 하니 좋다며 가볍게 여유롭게 받아넘긴다. 갈색 땅에 푸릇푸릇 수채화를 그리듯 봄의 매력이 곳곳에서 보인다.

“요즈음 같은 계절이 가장 은은한 원색을 나타내고, 골짝마다 숨어 있는 봄꽃을 찍는 재미는 어떤 환희에 비할 수 없습니다. 사실 사진을 찍다보면 자연 식물학자, 곤충학자가 되지요.”

크고 작은 사진전을 들여다보면 생태계의 모습을 대하는 것이 일반적이니 사진작가들은 시시한 생태학자들보다 자연을 더 많이 사랑하고 즐기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는 전북 남원 산이다. 어린 시절 그저 그림을 잘 그리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어린 시절 유난히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 해 학교에서는 늘 대표선수였죠. 사진 찍는 일 외에 밥벌이도 그와 관계가 깊지요.”

사진작가로 광고기획자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으니 떡잎부터 나타났다. 예(藝)와 절개(節槪)의 고장 남원에서 그는 어지간한 미술대회에 참가해서 한 번도 입상을 놓치지 않았다고 계면쩍게 말을 이어 나간다. 그림과 사진. 어느 것이 앞선다고는 볼 수 없지만 둘의 관계는 그림은 밑그림에서 점점 짙게 채워 가는 과정이고, 사진은 깜깜한 통속에서 원색의 사물을 그려내는 것이니 둘의 상관관계는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다. 그가 렌즈를 통해 사물을 바라보는 선천적 기질은 어린 시절 그림그리기와 연관을 지을 수 있다.
“사진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인 83년부터 시작했습니다. 동호회 회원들과 어울리며, 마치 신라의 화랑처럼 풍광이 좋은 장소를 찾아 요산요수(樂山樂水) 했습니다. 그렇게 사진과 어깨동무하며 7~8년을 보낸 후 고향을 떠나 남양주시 가운동에 광고기획실을 내었습니다.”

남양주에 둥지를 튼 후 남양주사진작협회 창립회원, 2년 뒤 구리사진작협회가 창립이 되자 적을 구리로 옮겨 구리 예술인 명부에 오른다. 구리사진작가협회 부지장, 지부장을 거쳐 제4대 구리예총 선장이 된 것이다.
“구리예총은 선배 지부장님들이 워낙 탄탄히 일궈놓으셔서 사실 부담이 앞섭니다. 선배들의 업적에 누가 되지는 않을 지……. 기왕에 만들어 진 자리니 최선을 다해서 구리문화예술 발전에 일조를 할 겁니다.”

잠시 이야기를 접고, 자판기 커피를 나누며 이야기는 이어진다. 구리예총 회장으로 그에게는 소탈한 포부가 있다. 우선 구리예총 산하는 물론 구리시 전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에 자긍심을 넣어 주기위해 생활 속에서 함께 어우러지도록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민들 정서에 문화예술이 가득 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는다.
“소임을 맡은 후 첫 행사인 5월의 유채꽃축제는 작년까지 경험을 토대로 보고, 듣는 것에서 예술을 체험하고 함께 활동 할 수 있는 마당을 많이 만들어, 오감이 통하는 행사가 되도록 프로그램을 구상 중에 있고 기획에 들어갔습니다.”

1시간여 소탈한 인터뷰를 마치려 하자 개똥지빠귀가 머리 위를 비행하다 소나무에 앉아 지저귄다. 쉽게 만나기 힘든 개동지빠귀가 마치 소순철 지부장의 앞날에 행운이 있기를 노래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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