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투데이에서는 어린이에게 아름다운 글로 꿈을 심어주시는 동화작가 이영 선생님을 새로운 집필진으로 모십니다.

이영 작가는 60여권의 동화집을 출판한 우리나라 중견 작가로 남양주시 도농동 부영아파트에서 살고 계십니다. 이영 작가는 앞으로 남양주투데이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에게 '이영의 손바닥 동화'와  '콩트'를 연재하시게 됩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이영의 손바닥 동화

1 --- 오빠와 팝콘

“윤진아, 이거 큰집에 좀 갖다 드리고 와라.”
엄마가 나에게 참기름 심부름을 시켰다.
“알았어요, 엄마.”
난 학교에서 집에 올 때 사 가지고 온 팝콘을 배낭에 넣었다. 가는 차 안에서 심심풀이로 먹기 위해서였다.
배낭을 둘러메고, 참기름병을 들고서 집을 나섰다.
시내버스에 올랐다. 맨 뒷자리가 비어 있었다.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재빨리 뒤로 갔다.
“꼬마 손님, 요금 넣어야지.”
“알았어요, 아저씨!”
나는 운전기사를 향해 소리치듯 말했다.
빈자리에 배낭과 참기름병을 놔둔 채, 요금함에 동전을 넣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아니......”
자리로 돌아온 난 기분이 나빴다. 옆자리의 어떤 오빠가 내 팝콘을 꺼내먹고 있는 거였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난 속으로 꿍얼거렸다. 화풀이를 하듯 팝콘을 막 집어먹었다. 그러자 그 오빠도 한 움큼씩 삼켰다. 제대로 씹지도 않고서 말이다.
‘헉, 정말 뭐 이런 얌체가 다 있어!’
난 지지 않으려고 두 손으로 막 퍼 넣었다. 그러자 그 얌체 오빠도 지지 않고 마구 우겨 넣었다.
“우이, 씨- 재수 없어.”
큰집에 도착할 때까지도 화가 풀리지 않았다.
“어머......”
그런데 배낭을 열어본 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내 팝콘 봉지는 배낭 안에 그대로 들어 있는 게 아닌가!
“오빠, 미안.”
저절로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그 오빤 내가 얼마나 얄미웠을까?’
그런데도 싫은 소리는커녕 내색도 하지 않았지. 그렇게 너그럽던 그 오빠를 다시 한 번 만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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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동화작가

저자 주요약력

-충남 연기군 금강 유역에서 자라남.

-1982년 <아동문예신인상>에 단편동화,

-1983년 <소년중앙문학상>에 중편동화,

-1984년 <새벗문학상>에 장편동화가 당선되면서 글을 쓰기 시작함.

-주요저서: <징검다리>,<물빛 눈동자>,<찌그덩 아버지>,<열세살의 작은 악마>,<선생님의 일기>, <아빠 몸 속을 청소한 키모>,<소녀와 병사>,<손바닥 동화>,<난 울지 않을래>, <아름다운 승리>,<우리 선생님 짱> 등 60여 권의 동화책을 펴냈음.

-<KBS 작품상>,<MBC 작품상>,<올해의 작가상>,<한국동화문학상> 등을 받았음.

* 교육방송 집필위원 역임.

* <써레동인> 회장이며,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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