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문학신문, 경남일보 시 부문에서 쾌거

2008년 무자년 새해에 구리, 남양주시의 시인들이 신춘문예 당선이라는 낭보가 이어져 구리남양주시의 시인들의 우수한 감수성을 드러냈다.

창조문학신문 당선자 이상미 시인
이상미 씨는 문학신문 창조문학신문의 두 번째 신춘문예에 공모하여 치열한 경쟁을 뚫고 "가을에 대한 짧은 소견"으로 당당히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남양주시 호평동에 거주하는 오영숙(필명 오자영)씨는 1월 3일 발표한 경남일보 신춘문예 공모에서 여자의 욕망과 소멸에 대해 풀어 쓴 "여자의 풍선"이라는 제하의 시로 남양주 시민들에게 쾌보를 전했다.

이상미 시인은 구리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당선된 '가을에 대한 짧은 소견'은 시평은 "함축미가 녹아내린 시이다. 연을 자르거나 문법의 유희, 특히 위장병을 앓고 있는 엇박자의 문법으로 찢겨진 우주의 공복을 시의 골격을 통해 튼튼히 잘 나타내고 있다."고 문학평론가 박인과는 시평을 하였다.

이상미 시인은 "늦은 시간에 당선소식을 들었다. 추운 줄도 모르고 한자리에 오래 머물렀다. 지독하게 고집스럽게 살아온 자신을 돌아본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정통성 있는 시작에 전념하겠다. 늘 함께 해준 가족과 지인, 문우들 특히 고향 같은 구리문협에 감사를 드린다."고 당선소감을 피력했다.

경남일보 당선자 오자영 시인
경남일보 신춘문예에 등극한 오자영 시인의 '여자의 풍선'에 대해서는 "여자의 욕망과 그 소멸에 대한 작품으로 눈에 띄었다. 인간의 존재에 대한 문제를 욕망(바람)은 번번이 짧은 절정에 끝나는 것이지만, 시인은 이 시를 통해 허무를 잘 느끼지 못하는 인간의 부조리를 잘 드러내 당선작으로 삼는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며 강희근(경상대 교수), 이상옥(창신대 교수) 시인들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자영 시인은 "눈부시게 떠오르는 해를 감당 할 수 없어 등산복을 입고 집을 나선다. 산을 오르면서 겪게 되는 숨가뿜과 고난이 있는가하면, 숲에 살아가는 나무들과 생명, 내 딛는 발걸음에서 느끼는 존재감은 가득하다. 너무 기쁘다. 어린아이처럼 마구 소리치며 날아가고 싶다. 여기에까지 채근하고 이끌어준 동인들과 스승, 선배, 직장동료, 가족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고 설레는 당선소감을 내 놓았다.

2008년 신년벽두에 날아든 두 시인의 낭보, 구리남양주 모든 문인들의 희망의 햇살이라 하겠다.

이상미 시인의 '가을에 대한 짧은 소견' 전문

진찰실 한켠에선
눈 먼 소국이 그녀를 읽는다

하루 분량의 햇살을 다 털어먹어도
그만그만한
그녀의 증세를 점검한다

입 짧은 가을

시간은 어느 새
눈에 보이지 않는 인부들을 불러 내
들판을 시공하고

거둬 낸 풍경 몇 점만이
손잡이 나간
달력 속으로 들어온다

잠깐,
공복 중인 우주와 눈 마주치는

설명서에도 없는
고요 한 상
가득 받고 서 있는 오후

차도가 없는 그녀의 병은
늦게 퇴근하는 가을 탓이다


오자영 시인의 '여자의 풍선' 전문

내 몸에 알록달록 풍선이 살고 있어요
풍선 속을 가득 채운 심장 모양의 푸른 바람을
나는 ‘그’라고 부르며
가끔 등에 태우고 둥둥 떠다니기도 하지요
둘의 호흡이 달처럼 둥글게 부풀어 올랐던
절정의 꼭대기에서
싱싱한 나무가 급사하는 것을 목격한 후
내 고운 풍선들도 그 비슷한 소멸, 아니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어요
팽창의 한계점에서 존재를 확인하는 순간, 펑
새벽이 어둠을 밀쳐내고 또다시
거대한 풍선을 안아 올릴 때까지
웅크린 내 몸 구석구석에서 새는 바람 소리
편두통처럼 아리게 들려왔어요
즐거운 나의 집
왁자지껄한 일상에 매달려 아찔하게 흔들릴 때도
아이들은 손뼉 치며 환호성을 질러댔고
개 발자국에 밟혀 사라진 보랏빛 환상이며
애당초 불량으로 태어나 버림받은 회색빛 가슴까지
몸 가득 알슬기했던 팽팽한 풍선은
손 뻗어 꺼내기도 전에 사라져가고 있었어요
허공에서 발버둥치는 텅 빈 무게
알알한 합성고무냄새가 집안 가득 차기 시작했어요
물렁물렁하게 잡히는 비닐거죽, 바람도 느낄 수 없어
단단하고 선명한 시간이 사그라지고 있어요
알록달록 풍선을 몇 봉지 더 사왔지요
내 배란주기보다 짧게 살다가는 생을 위하여
몸 가득 오색바람 채우고 날아오르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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