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상은 일반부 '쇠별꽃', 학생부에 '흙집' 각각 수상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박화강)은 지난 9월 10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국립공원 시인마을 작품(詩) 공모전”에서 쇠별꽃(김형태, 41세)과 흙집(성아라, 광혜원중 3년)이 각각 일반부와 학생부 최우수작으로 선정되었다고 밝혔다.

국립공원을 포함한 자연의 아름다움과 국립공원 탐방 중 체험한 감동을 주제로 한 시를 접수한 결과, 총 943편(일반부 563편, 학생부 380편)이 접수되어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정희성, 도종환, 안학수 시인 등 5명의 심사위원이 예심과 본심의 심사를 거쳐 50편의 당선작을 선정하였다.

당선작은 일반부와 학생부 각 부문별로 최우수상 1명(환경부장관상 상금 일반부 100만원, 학생부 50만원)을 비롯하여 우수상 3명(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상 상금 일반부 50만원, 학생부 20만원) 등 총 50편이다.

공단은 시공모전에서 선정된 작품들을 (주)LG의 협찬을 통해 "자연속에서 읽는 한편의 시"라는 제목으로 시집으로 발간하여 국립공원 각 입구의 시인마을에 두어 탐방객들이 자연 속에서의 한 편의 시와 함께 여유로운 탐방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집을 대여한다.

이번 공모전의 시상식은 오는 11월 7일 공단 회의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공원공단 홈페이지(http://www.knps.or.kr)에 있다. 최우수작품을 소개한다.

[일반부]

쇠별꽃

김형태

꽃이 지는 소리를 들으려 내려왔다가
그만 꽃이 되어 버린 앉은뱅이꽃,
너의 얼굴을 보려면 일단은 앉아야 한다.
너의 눈빛과 입맞춤하려면 키를 한 자는 더 낮추어야 한다.
너의 마음과 영혼까지 읽으려면 눈, 코, 입, 귀를 활짝 열어야 한다.
감히 인간을 머리 숙이게 하는,
끝내 쭈그려 앉히고야 마는
너는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세상에서 가장 큰 꽃!

[학생부]

흙집

성아라(광혜원중 3년)

사람이 만든 것은
흙에서 돌아갈 수 없지만
흙이 지은 것은 흙으로 돌아간다.

시골 할머니 댁,
그 몇 안 되는 작은 마을에도 빈집이 있었다.

흙으로 지어진 집.

황토 바른 외벽에 낙서도 하고
마루에 올라가 놀기도 했던 나는
빈 방에 들어가 잠이 든 적이 많았었는데
가출한 아이처럼 자주 찾아갔었는데
이제 흙집은 내게, 무너진 모습만 보여준다.

할머니의 갈라진 흙손이 마당 가득 고추를 키우던 집
지붕 위 하얀 박꽃이 내 허전함을 달래 주던 집
무너져…… 주저앉았다.

하지만 썩고 바스러진 기둥에서 버섯이 자라는 집
여전히 마당 가득 고추가 자라는 집
무너진 흙집은 생명을 키우고 있다.

사람이 지은 것은
사람에게 돌아갈 수 없지만
흙이 지은 것은 흙으로 돌아간다.
무너진 흙집이 나를 일으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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