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비용 등 부담 커 자영주유소 '시큰둥'/환경부, 홍보ㆍ유예기간 거쳐 강행할 듯

[이투뉴스/이지폴뉴스]환경부가 주유소 지하매설 유류저장시설에서의 유ㆍ누출을 예방, 토양오염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추진중인 '클린주유소'가 주유소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클린주유소는 이중벽 탱크, 이중 배관, 흘림 및 넘침 방지 시설 등을 보강함으로써 오염물질 누출을 차단하고, 오염물질이 누출되더라도 감지 장치를 통해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친환경시스템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3월 클린주유소 설치계획 설명회를 시작으로 시범사업 간담회, 추진계획 수립에 이어 지난 2월 5개소 시범설치에 이르기까지 클린주유소 확대설치에 대한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환경부는 클린주유소 확대를 위해 클린주유소 지정시, 지정서 수여 및 현판을 제작ㆍ보급해 기업이미지 제고 및 친환경 사업장으로 홍보효과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평균 2~3년에 한 번씩 받는 토양오염도 검사를 설치 후 15년 동안 면제하고, 설치자금 융자지원을 하는 등 클린주유소 설치에 따르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주유업계 관계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전국 주유소의 70~80%를 차지하는 자영주유소에서는 클린주유소에 대한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클린주유소를 알고 있는 주유소도 초기 공사비용이 일반 공사비의 1.5배가 넘는 등 투자비용이 많고, 공사기간도 길어져 실질적으로 주유소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클린주유소로의 전환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 주유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주유소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클린주유소라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면서 “사실상 토양오염 검사도 형식적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토양오염 사례로 적발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토양이 오염됐다는 결과를 받아서 보수공사를 한다 해도 공사비가 더 많이 들어가는 클린주유소로 전환할 주유업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클린주유소 설치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주유소 관계자도 클린주유소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스테이지∥도 부담이 커서 주유소들의 반발이 심한데 만약 클린주유소까지 강제적으로 시행한다면 아예 문 닫는게 낫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클린주유소 시설기준 가운데 일부 요건만 갖춰 운영할 수 있는 ‘준클린주유소’ 개념이 도입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클린주유소 설치업계 한 관계자는 “클린주유소는 투자비용 많고 공사기간이 길어 일반 자영주유소가 설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차라리 클린주유소 설치 요건 8개 가운데 4개정도만 갖춘 주유소에 ‘준클린주유소’ 네임을 붙여주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환경부 토양지하수과 관계자는 “주유소협회나 유통협회, 석유협회 등을 통해 클린주유소에 대해 홍보를 하고 있지만 시작단계라 아직 인식이 미흡한 것 같다”면서 “인식이 확산되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일단 어느 정도 자율적인 시설개선을 유도하다가 일정기간이 지나면 신규 설치하는 주유소에 한해 의무화한다거나, 기존 설치된 주유소에는 유예기간을 두고 전환작업을 진행하는 식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말해 클린주유소 설치가 앞으로 강제성을 띨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한편 GS칼텍스와 SK에너지 등 국내 4대 정유사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앞으로 신설되는 주유소 또는 보수 작업이 필요한 주유소에 한해 클린주유소를 설치할 방침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토양오염 차단 등 친환경사업에 대한 환경부의 이 같은 정책은 GS칼텍스의 기본방향과 일치한다"며 "회사의 참여율을 좀 더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SK에너지도 앞으로 신축되는 주유소는 물론 모든 재건축 주유소도 클린 주유소로 바꿀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현재 클린주유소 설치 현황>
SK에너지 : 3, GS칼텍스 : 2, 현대오일뱅크 : 1, S-OIL : 없음, SK인천정유 : 1, 자영주유소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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