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친한 친구와 영화 ‘밀정’을 보기로 했다. 평소 나는 주말에 동아리를 했고, 친구는 아르바이트를 했기 때문에 주말의 영화 약속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우리는 최신 개봉한 영화를 볼 생각에 설렜다.

설렘도 잠시, 만 원이 넘는 영화값을 보고 우리는 고민에 빠졌다. 내가 1시간 일하고 받는 돈 6030원과 친구가 1시간 일하고 받는 돈 6500원. 우리는 2시간을 열심히 일해야 영화 한 편을 볼 수 있다. 부담되는 것은 비단 영화값뿐만이 아니었다.

매점 가격 또한 부담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팝콘 한 개와 콜라 두 잔으로 구성된 콤보세트의 가격은 8500원이다. 영화관의 팝콘 원가 613원, 콜라 한 잔당 원가 600원이라 한다. 어째서 팝콘 한 개, 콜라 두 잔이 4.7배나 부풀려진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인지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영화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3사 영화관은 올해 초 시간대별, 좌석별로 가격을 인상했다. 가장 먼저 영화 가격을 인상한 CGV는 관람료 선택의 폭이 늘어나 관객 불편 해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가격이 수십 가지로 나눠지면서 오히려 복잡함만 키웠다. 또한, 3사 영화관 중 유일하게 좌석별로도 가격을 달리 하면서 더 좋은 좌석으로 옮겨다니는 ‘메뚜기족’이 급격히 증가했다.

CGV가 가격 인상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역시 주말 황금시간대의 요금을 CGV와 동일한 가격으로 인상했다. 3사 영화관의 티켓 가격과 매점 상품 가격이 동일해지면서 영화 상영관 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에 있는 것을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내 주위에서도 굳이 비싼 돈을 지불하며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필요가 있냐는 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비슷한 가격이라면 한 번 보고 끝인 영화관이 아니라 여러 번 감상할 수 있는 온라인 다운로드나 vod 서비스를 통해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가격차등제가 도입된 지 반 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영화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대형 영화관 3사는 단순히 눈앞의 이익만을 쫓는 가격 인상이 아닌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에 납득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야 할 때이다. (본 내용은 독자 기고문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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