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지혜로운 원숭이의 해. 특히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붉은 원숭이의 기운을 받는 해입니다.

영리하고 재주가 많은 원숭이와 관련된 여러 속담과 사자성어가 있는데, 그 중 서유기(西遊記)의 손오공과 조삼모사(朝三暮四) 그리고 단장지애(斷腸之哀)의 이야기를 통해 다가오는 4월 13일 제20대 총선과 구리시장재선거에서 현명한 유권자의 선택과 후보자의 마음가짐에 대해 살펴볼까 합니다.

서유기는 손오공이 저팔계, 사오정과 함께 삼장법사를 도와 수많은 고난을 극복하고 마침내 서천에 이르러 불경을 구해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손오공은 원숭이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는 동인을 주고 있습니다. ‘근두운’과 ‘여의봉’이라는 좋은 무기를 가지고도 말썽을 일삼던 문제아에서 결국은 삼장법사를 도와 큰일을 이루는 역할이 눈에 띄는 것입니다.

‘조삼모사’는 어떻습니까? 장자(莊子)에 나오는 이야기로 그 유래는 이렇습니다. 송나라 때 저공(狙公)이라는 사람이 앞으로 자신이 기르는 원숭이의 먹이인 도토리를 줄이고자 한 데서 연유합니다. “너희들에게 도토리를 주되, 아침에 세 개를 주고 저녁에 네 개를 주겠으니 좋으냐?”라고 하니 원숭이들이 모두 다 일어나서 화를 냈습니다.

다시 말 바꿔 “아침에 네 개를 주고 저녁에 세 개를 주겠으니 좋으냐?”라고 하니 여러 원숭이들이 엎드려 절하고 기뻐했다는 일화입니다. 눈앞의 이익만을 보고 그 결과는 모르는 어리석음을 함의하고 있습니다.

세설신어(世說新語)의 ‘단장지애’는 더욱 슬픈 이야기입니다. 진나라의 장수 환온(桓溫)의 병사가 새끼 원숭이 한 마리를 잡았는데, 어미 원숭이가 새끼 원숭이를 태운 배를 따라 100여 리를 쫒아오며 슬피 울다가 마침내 그 배에 뛰어올라 거기서 죽고 말았습니다.

죽은 어미 원숭이의 배를 갈라보니 창자가 마디마디 끊어져 있었고 이에 격노한 환온이 새끼 원숭이를 잡은 병사를 파면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극한 모성애를 뜻하는 고사입니다.

위의 세 가지 이야기처럼 때로는 동물이 주인공인 우화에서 인간의 모습을 투영할 수가 있습니다.

4월 13일 실시하는 두 가지 선거에서 유권자가 어떤 자세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가 아주 중요합니다.

앞서 살펴본 손오공과 ‘조삼모사’ 이야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서 눈앞의 이익을 좇기보다 나라에 도움이 될 참된 일꾼을 뽑아 그들이 큰일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후보자는 당선만을 목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책과 공익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단장지애’의 어미 원숭이처럼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펼친다는 마음가짐이 지극히 필요한 시기입니다.

한 해 동안 열심히 가꾼 수확을 눈물을 머금고 갈아엎는 농촌 지역의 어려움, 수많은 도시 지역의 난제 그리고 북핵 문제와 평화통일 등 외교 현안을 능숙하게 해결할 유능한 정치인을 뽑는 것은 결국 유권자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현명한 유권자라면 당장 눈에 보이는 학연·혈연·지연이나 개인적인 이익에 따라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 아니라 눈과 귀를 열고 후보자가 지금까지 살아온 길 그리고 그들의 정책과 공약을 들어보고 살펴야 합니다. 한순간의 선택이 우리 후손의 미래를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2016년의 약동하는 봄, ‘곶 됴코 여름 하나니...’ 역사상 가장 훌륭한 업적을 남긴 세종대왕 시절 편찬된 ‘용비어천가’의 한 구절입니다. ‘꽃이 만발하고 열매가 풍성하다’는 뜻의 우리말입니다.

이 희망 글귀처럼 유권자 모두의 소망이 실현되기를 기대함도 바로 이 뜻입니다. 부디 이번 선거에서 좋은 정책과 공약으로 실력으로 승부하고 깨끗이 결과를 인정하는 훌륭한 인재들이 뽑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신은경(구리시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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