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조례안' 의결정족수 미달로 다음회기로 처리 연기

구리시의회에서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안건처리가 유보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구리시의회는 27일 오전 '고구려 대장간마을(제2종 박물관)'건립에 따른 운영 및 업무과리 등을 위해 구리시가 제출한 '구리시 박물관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이하 박물관조례안)'을 상정했다.

하지만 의회는 박물관의 시설 및 명칭, 운영인력, 사업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개관시간, 박물관 운영위원회 구성 등을 주요 골자로 제정이 추진되는 박물관 조례안과 관련 의원들간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의결에 난항을 겪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건립 중인 박물관의 운영을 위해 조례제정을 해야 한다"며 원안가결을 요구한 가운데 한나라당의 의원들도 "설사 의회의 의결을 무시하고, 건립부지가 당초와 달라 변경동의안을 받지 않고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등 위법성 논란을 빚고 있지만 건립되는 박물관의 관리는 필요하므로 조례안을 수정 의결하자"는 의견과 "위법성 있는 박물관 건립에 대한 관리조례를 의회가 의결하게 될 경우 현재 건립 중인 고구려 대장간마을의 적법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부결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리며, 처리를 하지 못한채 오전 회의를 정회하고 중식에 들어 갔다.

하지만 의회는 중식 이후에도 의견을 하나로 모으지 못했으며, 중식 이후 속개된 회의에도 의장을 포함해 두 명의 의원만이 회의장에 참석해 의결정족수 미달로 회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곧바로 정회에 들어갔다.

이후 의회는 오후 3시에 회의를 속개하려 했으나 그때까지 의원들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회의속개를 또다시 오후 5시까지로 미루었다.

그러나 이 같은 회의속개 연기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은 오후 5시까지 본회의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오후 5시에 속개된 회의에서 김경선 의장은 "의결정족수 미달로 박물관조례안을 처리하지 못해 다음회기로 연기한다"고 밝히고 산회를 선포했다.

이 날 구리시의회가 정족수 미달로 의결을 하지 못하고 안건 처리를 다음회기로 연기한 것은 1991년 구리시의회가 출범한 이후 초유의 일로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구리시 수택동의 김모씨는 "5대의회부터 보수까지 받고 있는 의원들이 의원간의 의견이 맞지 않다고 회의장을 뛰쳐나가 안건 처리도 하지 못하고 회기를 마무리 하는 행동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날 안건처리가 유보되면서 조직개편안 처리과정에서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던 구리시의회가 또다시 분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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