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산 입구 풍경
얼마 전 아침식사도 중 TV에서 도시민들의 농촌생활을 체험하는 장면을 시청하다보니 유독 나의 뇌리에 각인되는 장면이 있었다. 어린 아이들이 동무들과 함께 민물고기를 잡는 장면이다. 하여 나 자신이 50년 전의 동심의 세계로 빠져 보기로 했다.

지난번 유명산을 함께 등정했던 일행과 지난 주말(14일) 오전9시 남양주시청을 출발, 평소보다 도로주변에는 유난히도 안개가 자욱하다. 이러다보니 모든 차량들이 조심운전을 하고 있다. 안개 길을 약30여분을 달리다보니 어느새 가평군을 지나 가평군 농협 하나로 마트 북면점이 길옆 오른쪽으로 보인다.

가을 산행 '갈대의 유혹'
일행은 잠시 그곳 농협마트에 차를 주차한 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야채와 라면 등을 구입, 그곳 주차장에 마련되어있는 지하식수1통을 담아 차에 실었다. 그곳에서 약50㎡정도 오다보니 북면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 길은 연인산과 명지산(1,267m)방향이고 오른쪽은 화악산(1,468m)방향이다.

일행이 탄 차량은 왼쪽 길로 들어서 연인산 및 명지산을 향해 약2㎞정도 달리다 보니 연인산 입구가 보인다. 입구주변을 살펴보니 물이제법 많고 민물고기도 있을듯하여 일행은 그곳에서 고기를 잡기로 했다. 헌데 우리네 생각은 빗나갔다. 막상 족대를 들고 냇가에 고기를 잡으려고 내려가 보니 시냇물이 유난이도 차가웠다. 물론 고기 또한 처음에는 2-3마리정도 잡히는가 싶더니 그 뒤로는 약10여분동안 한 마리도 잡질 못했다.

맑고 푸르른 물과 적당히 분포되어 있는 주변바위를 보노라면 고기들이 있을법한데 아마도 물이 너무 차가운 것이 원인일수 있겠다는 생각에 우리는 몇 마리 안 되는 잡은 고기를 냇가에 돌려보내고 그곳에서 철수를 했다. 일행이 다시간곳은 화악산 방향의 소법1리 마을 앞 조정천 이다.

동심의 세계에서 고기를 잡습니다


마을 어귀 적당한 장소에 차를 주차한 후 일행은 곧바로 냇가에 발을 담그니 연인산 앞 냇가의 흐르는 물과는 온도차이가 확연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곳 물은 미지근한 느낌의 물이다. 느낌이 좋았다. 이정도의 물의온도라면 고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내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그곳에는 많은 고기들이 살고 있었다. 종류를 살펴보면 꺽지, 탱가리, 모래무치, 미꾸라지등외에도 여러 종류의 물고기들이 있다.

우리가 고기를 잡는 방법은 단순하다. 족대를 바위주변에 설치하고 바위를 흔들거나 들어내는 것이다. 약1시간에 걸쳐 민물고기를 잡은 결과 고기의량은 대충 어림잡아 반사발정도 . 하지만 이곳에 온주목적이 민물매운탕을 먹기 위한 고기잡이가 아니라 동심의 세계를 체험하기 위함이었기에 잡은 민물고기는 모두 다 냇가에 되돌려 보냈다.

나는 우리일행이 모여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적당한 장소를 물색 중 도로 건너편 약10㎥ 높이의 언덕길을 노인(박만봉;78세)한분이 빈 수례를 힘겹게 올리고 있다. 그 광경을 목격한 나는 얼른 달려가 도와주었다. 노인네가 힘겹게 수례를 옮긴 이유는 금년 농사 중 마지막으로 수확한 고추 잎과 고추 2자루를 집으로 가져가기위해서였다.

나는 마음이 찡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노인에게 물었다. 자녀분이 없냐고 노인의 대답은6남매를 두었으며6남매 모두가 서울근교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골에는 10년 전부터 중풍으로 고생하는 아내와 단둘이서 전, 답2500평의 농사일을 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농사일도 힘에 부쳐 내년부터는 더 이상 농사짓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노인은 말하고 있다.
깨끗한 계곡물은 발이 시립니다.


노인과 작별한 후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점심메뉴는 삼겹살과 집에서 가져온 수제비반죽과 파, 마늘, 호박, 다시다, 고추, 고춧가루, 라면, 등이 전부였다. 삼겹살 파티가 끊나갈 무렵 수제비매운탕 요리가 완성됐다. 매운탕그릇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둥그렇게 앉아 음식을 먹기 시작했는데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어떤 재료를 넣었기에 음식 맛이 이렇게 좋은지 그 비법을 알려달라고 한다.

특히 그중에서도 으뜸인 것은 수제비라는 말에 나는 흐뭇했다. 이유는 수제비 요리는 내가 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음식은 남김없이 모두 다 비웠고 빈 그릇은 물가에 널려있는 모래를 행주삼아 설거지를 했다. 이때가 오후 3-4시경쯤 일행은 집으로 향했다. 돌아오는 길에 차창 밖으로 펼쳐있는 들녘을 바라보면서 문득 동심의 세계로 빠져본 오늘의 되새겨보니 참으로 즐거운 하루였다고 생각한다.

     최 명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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