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호(작가)
얼마 전, 모 일간지에 ‘독자투고’로 실린 글을 읽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공감한 바가 많았으며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아마도 평소 나의 생각과 투고를 한 사람의 생각이 꼭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리라.

아닌 게 아니라 해마다 우리는 철따라 헤아릴 수조차 없이 갖가지 다양한 꽃들의 축제가 빈번하게, 그리고 요란스럽게 열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진달래 축제, 철쭉꽃 축제, 국화꽃 축제, 벚꽃 축제, 연꽃 축제, 유채꽃 축제, 코스모스 축제 등…….

이처럼 각종 꽃들의 축제가 해마다 성대하게 열리고 있어서 차츰 메말라 가기 쉬운 국민 모두의 정서함양을 위해 매우 바람직하고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꽃들의 축제 소식이 들려 올때마다 한 가지 매우 서운하고도 아쉬운 게 한 가지 있다.

그토록 수많은 꽃들의 축제가 열리고 있지만 정작 아직까지 그 어느 곳에서도 우리의 나라꽃인 무궁화 축제를 열고 있는 것을 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나라꽃인 무궁화 꽃을 무시하고 외면한 채 계속 엉뚱한 꽃들만의 축제를 벌인다면 그 축제가 아무리 성대하고 화려하다 해도 한갓 공염불에 불과한 빈껍데기 같은 행사가 아닐 수 없다.

그것은 마치 제 식구는 챙길 줄 모르고 제 식구가 아닌 남의 집 식구들에게만 관심과 호의를 베풀고 있는 어리석고 못난 행위와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또한 국어도 제대로 익히지 않은 사람이 영어부터 배우려는 얼빠진 태도와 무엇이 조금이나 다르단 말인가. 그야말로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피고 지고 또 피어 무궁화라네……’

국문학사에서 밝힌 우리 민족의 국민성, 즉 ‘은근과 끈기’는 어린이들이 즐겨 부르는 동요 ‘무궁화 행진곡’의 노랫말에도 잘 나타나 있다.

우리는 건국 이래 오늘날까지 무려 9백여 차례나 되는 크고 작은 전쟁을 모두 승리로 이끌어 온 자랑스러운 민족이다. 만일 조상 대대로 무궁화 꽃의 끈질긴 근성과 정신이 아니었다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의 국민성을 꼭 빼닮은 매우 자랑스러운 꽃이 바로 무궁화이며 그게 바로 무궁화를 닮은 우리 민족의 힘이었던 것이다.

모든 일이 다 그렇듯 애국심 역시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아주 사소한 일이라 여겨질지 모르지만 우리는 우선 무궁화 꽃을 사랑하고 태극기를 사랑하는 마음부터 길러야 하겠다.

요즘처럼 나라의 상황이 안 좋을 때, 그리고 이보다 더 큰 어려움이 닥쳐 올 때 우리는 더욱 더 단결하고 힘을 뭉쳐야 한다.

어느덧 우리의 꽃인 무궁화가 활짝 피어날 여름철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금년 여름에는 부디 어느곳에선가 ‘무궁화 꽃 축제’가 대대적으로 벌어진다는 소식을 좀 들어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주최 측에 바라건대 그 어느 다른 꽃들의 축제도 좋지만, 금년 여름부터는 부디 무궁화 꽃의 축제도 해마다 게 성대하게 열어 줄 것을 기대해 본다.

그땐 아무리 바빠도 열 일 젖히고 발 벗고 나서서 축제에 관람해 보고 싶다는 것이 나의 작은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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