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희(구리시선관위 회계담당)
선거일이 다가오면 흔히 듣는 말이 있다. ‘선거는 국민의 의무입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가 이 나라를 좌우합니다.’ 라는 말이다.

또한 내가 투표를 하지 않으면 국민의 의무를 행사하지 않은 것이고 마치 국민의 자격이 없다는 식의 결론을 이끌어내는 투표참여 광고도 자주 보게 된다. 마치 국민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투표를 해야 한다는 식이다.

하지만 명백히 말하면 투표하는 것은 국민의 의무이기도 하지만 권리에 더 가깝다. 헌법 제24조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선거권은 “권리”인 것이다. 다시 말해 선거권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일정한 선택을 주장하고 그것을 누릴 수 있는 권리인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 좋은 권리를 의무로만 받아들이려고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정말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선거를 의무로 여기기보다는 우리가 누려야 할 권리라는 측면에서 다가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선거가 유권자의 누려야할 권리라고 느끼는 것은 어렵지 않다. 바로 선거철만 되면 많은 정치인들이 민심을 얻기 위해 선거구 지역 곳곳을 누비며 우리 유권자들에게 나라의 주인으로서 선거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선거 운동 기간에 정치인들은 시장, 공공장소, 출퇴근길에서 우리 유권자들에게 평소에는 그렇게 잡아주지 않던 손을 마구 내밀며 악수하고, 명함을 돌리고, 인사하고 미소를 보내주며 우리의 선거권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행사되도록 호소한다.

평상시에는 잘 설명해 주지 않았던 자신의 정책과 이를 실현할 의지를 아주 힘주어 설명하고, 우리가 두 귀를 막아도 들릴 정도로 크게 말해준다. 마치 ‘유권자님들은 저(후보자)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분들입니다’라고 속삭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때가 어쩌면 우리 유권자가 진정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시점이 아닌가 한다. 또한 이 나라의 주인으로써 선거권을 잘 누릴 수 있는 권리임을 알 수 있는 시점이 아닌가 한다.

자 그러면 유권자는 어떻게 선거를 누릴까? 어떻게 선거권을 행사해야 제대로 선거를 즐기는 것이고 가장 재미있고 의미있는 선거를 하는 걸까?

나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비교해서, 선거는 쇼핑과 비교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쇼핑이란 단어를 머릿속에 떠 올리는 순간 원하는 물건을 사고 싶은 생각에 흥분되는 것은 필자인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쇼핑은 흥분되는 일이기도 하지만 고민이 되는 일이기도 하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모든 물건을 다 구매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정된 돈으로 인해 가정 적은 가격에 가장 만족도가 높은 상품을 구매해야 하는 고민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는 선거도 마찬가지다. 우리도 선거별로 여러명의 후보자들 중 단 한 명의 후보자에게 단 한 표밖에 줄 수 없다. 아쉽게도 모든 후보자가 맘에 들어도 모든 표를 줄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

우리는 쇼핑에서 물건을 고르는 일에 얼마나 신중을 기하는가? 단지 선글라스 하나를 구입하기 위해 인터넷을 뒤져 가장 가격이 싼 곳을 찾기도 하고, 싼 제품이 없으면 듀티프리(Duty Free)되는 면세점을 가보기도 하며, 세일 기간을 기다리기도 한다. 결국 다양한 기준과 방식을 통해 제품을 선택하여 우리가 원하는 선글라스를 구입한다.

선거도 쇼핑과 마찬가지다. 우리는 각자 관심사가 있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책들을 모두 지니고 있다. 우리는 쇼핑할 때처럼 선거할 때 어느 후보자를 고를까, 이 후보자는 공약이 무얼까, 다른 후보자와 비교해서 이 후보자는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을까를 비교를 해보고 원하는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다. 선거를 쇼핑처럼 생각한다면 얼마나 재미있는가 말이다.

하지만, 쇼핑을 한 후에도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흔히 많은 경험을 하는 것 중 하나가 ‘아! 이번 상품구매는 실패야, 돈 낭비만 했어’ 라는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이는 없을 것이다. 필자 또한 그러한 경험을 쉽지 않게 한다.

쇼핑에서의 물건 구매도 이러한데 과연 선거에서는 어떠할까? ‘아! 이번 선거는 실패야, 내가 충분히 판단하지 못하고 투표했어’ 하고 아쉬워하기도 한다.

쇼핑에서 실패하면 내가 뒤늦게 발견한 빨간색 구두가 아른거리고, 청구서가 우릴 경제적으로 괴롭힐 수 있듯이, 선거권도 역시 잘못 행사한다면 뒤늦게 다른 후보자를 선택할 걸 아쉬워하기도 하고, 잘못 선택한 후보자에 의한 잘못된 정책이 우리를 힘들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선거할 때도 쇼핑할 때처럼 꼼꼼하게 분석하고 충분히 판단하여 아쉬움을 남기지 않도록 좋은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쇼핑의 철학에는 이런 말이 있다.
“I shop, therefore I am!” (나는 쇼핑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하지만, 나는 선거에 이 말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I vote, therefore I am!” (나는 선거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이번 6월 4일 수요일에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이번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은 우리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 힘쓸 일꾼을 선정하고 우리들 대신 일해줄 사람을 우리가 고용주가 되어 선택하는 주인이 되는 날이다.

나는 바란다.
이번 선거에서도 유권자들이 쇼핑처럼 즐겁게 선거에 참여하고,
“I vote, therefore I am! 을 느끼기를~!
그리고 선거의 무한 즐거움을 이번 6월4일 선거에서 이루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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