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식 화랑도 정신을 계승 할, 한국형 스카우트가 맞는가?

지난 20일 구리시청 3층 회의실에서는 고구려의 진취적인 기상을 이어 받고자 만든 가칭 (사)한국조의선인연맹 발족을 위한 준비모임이 있었다.

우리에게 너무 생소한 '조의선인'은 공중파 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연개소문'에서 최근 자주 등장하는 검은색 옷을 입은 무사들을 생각하면 된다. 준비위의 말을 빌리면, 신라의 화랑과 같은 의미를 부여한다고 한다.

(사)한국조의선인연맹(조의선인연맹)의 기획배경에는 중국의 심각한 역사왜곡에 따른 21세기 전세계 유일의 분단국에서 대한민국의 통일을 준비하고, 당당히 나아갈 젊은 한국형 스카우트를 양성하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한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심신단련과 문화활동을 통한 상시적 청소년 교육을 통해 열악한 문화환경을 딛고 세계를 개척하는 여건과 기회를 제공하는 대고구려의 조의선인의 부할에 의미를 둔다고 박웅 사무총장은 말한다.

조의선인의 현대적 부활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시대정신을 "위기속에서 더욱 빛나는 한국인, 우리 청소년의 미래는 세계인이 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심신수련, 인재발굴, 미래경영, 글로벌리더를 키우는 것이 바로 한국형 스카우트라고 말한다.

교육시스템은 검격궁(劍擊弓)을 통한 심신단련, 역사를 바로 앎으로 건전한 국가관 고취, 국제적인 감각과 국제경험으로 진취적인 국제적 리더십으로 21세기 통일한국의 주역으로 청소년을 키우는데, 조선선인연맹의 설립목표라고 한다.

이날 준비위에서는 이수성 전 총리를 총재로 임의 선출했으며, 박영순구리시장을 총재 권한대행 겸 부총재로 선출했다.

구리시를 고구려의 도시로 도출한 박영순시장의 (재)고구려역사문화보존회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하지만 조의선인에 대한 역사적 이견은 앞으로 많은 쟁점을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료를 바라보는 관점과 해석을 불문에 붙이고 조의선인이라 명명함은 고구려의 기상을 전하고, 지혜를 배우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라고 조의선인연맹의 창립선언문에서 밝혔듯이 그저 고구려의 기상을 위해 역사적 배경은 추후에 논할 것이라는 것이 박웅 사무총장의 견해이다.

(사)한국조의선인연맹 발족에 앞서 고대사를 연구하는 몇몇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조의선인에 대한 역사적 쟁점을 살펴본다.(단 역사적 논쟁사항으로 이름의 공개를 원하지 않는 전문가들도 있어  실명은 제외하고 성과 단체의 이름만 사용한다.)

(쟁점1)조의선인은 존재 했는가?

이모교수(한국전통학교 교수): 조의선인에 대해서는 중국이나 한국, 일본 등 동북아의 역사서에는 큰 이슈를 주지 못한다. 단지 단재 신채호선생의 조선상고사를 통해 거론된 것은 사실이다. 역사의 관점은 바라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다를 수는 있다. 하지만 조의선인에 대해서는 조금 더 연구 할 필요가 있다.

김모교수(사학자): 조의와 선인은 함께 사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조의란 검정 또는 갈색 옷을 입은 하급 관리였으나 후에는 조의두대형이라는 큰 관리로 세력화 되었다. 선인은 관리로서 명시된 것이 뚜렷하지 않다.

고구려연구소관계자: (서모교수와 통화를 요청하자)조의선인연맹에 대해서 몇 년 전에 관계자가 다녀갔을 뿐 현 한국조의선인연맹과는 무관한 걸로 알고 있다.

동북아역사재단관계자: 조의선인을 화랑도와 연관 짓는 것은 좀 앞서 나가는 것 아니냐. 회의 중이라 깊은 이야기는 할 수 없다. 단지, 연개소문이라는 연속극에서 나온 것으로 보는 정도로 좋지 않겠나.

이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조의선인은 벼슬아치로 존재하였고, 현재 방영중인 연개소문의 조의선인과는 약간은 무관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견이 있으며, 아전인수 식의 해석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쟁점2) 조의선인은 존재했다.
한편 조의선인의 존재를 인정하는 단체의 인터뷰는 이메일로 대신했다. 답신의 내용을 살펴본다.

" '검은 빛깔의 조복(早<검은 비단 조, 검을 조, 사실은 白밑에 十또는 七임>服) 을 입은 선인'이란 뜻으로, 선배 또는 선비라 불렀다. 선배는 고구려의 10월 제사에 모인 군중 앞에서 무예를 선보인 데서 비롯되었고 선인(先人 또는 仙人)은 선배의 이두(吏讀)식 표기이다.

사냥과 가무, 무예 등의 여러 경기에서 승리한 사람을 선배라 불렀고 이들은 국가에서 급료를 받아 생활하면서 무예와 학문을 갈고 닦았다. 전시에는 이들이 자체부대를 조직하고 전장에 나가 정예군으로 활동했다. 선배는 머리를 박박 깍고 검은 옷을 입었으므로 전형적인 무사를 연상시킨다. 선배는 화랑보다도 훨씬 오래되었다.

화랑은 원화(源花)라는 여성에서 비롯되어 나중에 좋은 가문의 청년 중에 덕행 있는 자를 곱게 치장하여 화랑으로 만든 것에서 보듯이 외모와 몸치장을 중시하여 여성적인 반면 선배는 매우 남성적이다. 선배의 독특한 외양 때문에 고구려와 전쟁을 하였던 수, 당의 병사들은 이들을 승군(僧軍)으로 착각하기도 했다.

그래서 고구려를 숭상(崇尙)한 고려의 최영 장군조차 '당이 30만 대군으로 고구려를 침략하나 고구려는 승군(僧軍) 3만을 내어 이를 대파하였다.' 라고 선배를 찬양하였다."며 조의선인의 존재는 화랑도보다 훨씬 오래된 자족단체로 규정한다.

한편, 많은 역사적 쟁점 속에 출발하는 (사)한국조의선인연맹의 창립선언문은 다음과 같다.

<창립선언문>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자존을 위해 노력해온 모든 나라에서 그랬듯이, 우리는 오늘 새로운 자존을 시작하려고 한다. 우리땅에서 고구려가 멸망한 후, 타인의 볼모가 된 우리 역사와 문화를 되찾는 것이 내세워 드러낼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와해 되고 왜곡되어지는 지금의 고구려는 힘들여 공을 들이지 않고는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가고 있다.

초고속으로 성장하는 과학문명의 피폐해진 정서, 물질문명의 잔혹한 이기주의, 지구촌으로 불리는 글로벌세상, 분단된 민족사가 가져온 모순 속에서 우리는 다시 고구려를 돌아본다. 웅대한 기상을 품었음에도 개인과 개별적 자아를 인정하고, 다양성과 그에 기반한 조화로움으로 대륙을 호령하였던 고구려는 21세기 우리에게 절실하고 절절한 명제이다.

유일한 민족 분단의 아픔과 이념갈등 속에서 반세기를 살아온 현실, 현대문명의 고속성장의 과정에서 파생된 윤리적, 사회적 혼란, 타인의 역사가 되어 가고 있는 우리 역사, 이러한 모든 문제들을 후세들에게 남겨줄 수 없다는 공감대가 고구려 부활의 공감대임을 또한 알고 있다.

정복역사속에서도 민족, 언어, 문화의 이질적 스펙트럼을 다양하게 수용했던 고구려가 이해와 협력이라는 번영방법을 채택하지 않았다면 대고구려는 허망했을 것이다. 현대는 말 그대로 지구촌이다. 그래서 우리는, 세계속에서 국가발전과 민족자존의 유일한 해법도 고구려라는 믿음을 숨길수 없다. 통일 한국과 세계화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는 이 땅의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고구려를 배우게 하는 것이야 말로, 이 땅에서 평화와 번영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풀 수있는 해법인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고구려의 조의선인을 지금에 와서 부활하고자한다. 사료를 바라보는 관점과 해석을 불문에 붙이고 조의선인이라 명명함은 고구려의 기상을 전하고, 지혜를 배우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조의선인의 이름으로, 우리의 아이들과 미래를 함께 의논하고 고민하며 고구려를 부활하여 대안으로 삼고자 한다.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과 조의선인의 이름은, 통일한국의 주역으로, 세계속의 고구려인으로 자라남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해와 협력, 평화와 번영은 세계화를 추구했던 고구려 정신이며, 통일의 다른 이름이다. 또한 우리 조의선인들이 펼쳐나갈 새로운 세상을 향한 도전정신이 될 것이다.

2007년 6월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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