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2일, 그동안 일이 바쁘다 보니 휴가는 생각지도 못했다. 아이들이 하도 보채어 당일짜리로 후가라도 다녀올 생각으로 길을 나섰다.

서울에서 강릉까지는 그리 먼 거리는 아니지만 그리 가까운 거리도 아니다. 여름이 가려는지 하루 종일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아이들이 보채어 길을 나서기는 했지만 바다에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방송에서는 파도가 높다 하니 어쩌면 바닷가에 서서 파도만 구경하고 돌아가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주문진항을 들려 생선을 사고 점심때 먹을 회를 산 다음 강변도로를 따라 올라가며 소돌항을 찾았다. 주문진 해수욕장에 들릴 생각이지만 그보다 먼저 소돌항에 들려 소돌 바위를 볼 생각이었다.

전설처럼 다가오는 이야기가 방향을 이끌고 있었다. 전설에 따르면 이곳 소돌 바위에서는 아들을 얻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와서 기도를 하는 곳이라 한다. 그렇다면 신혼 여행을 온 사람들이나 신혼살림을 연 신혼부부는 물론이고 오래동안 자식을 보지 못한 부부들에게는 좋은 기도처가 될 것이다. 

소돌항으로 가기 위해 주문진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언덕 끝에 하얀 등대가 눈에 들어온다.

주문진등대를 지나서 꼬불꼬불한 마을 골목길을 따라 바닷가 길로 나가 따라가면 가면 소돌항을 만날 수 있다.

주문진항을 출발한지 5분이 지나지 않아 소돌항에 도착했다. 처음에는 소돌이라는 이름만 생각했는데 도착해 보니 이름이 아들바위공원이다. 물어보니 소돌이나 아들이나 같이 쓰인단다. 주문진항에 비하면 소돌항은 작은 항구이다.

주문진항 북쪽 길가에 소돌항은 수줍게 숨어있었다. 소돌 바위는 일억 오천 만 년 전 쥬라기 시대에 바다 속에 있다가 지각변동으로 인하여 지상에 솟은 바위이다. 영화에서나 본 듯한 바위들이 손을 벌려 반긴다. 바닷가에 큰 바위와 해변가의 큰 바위가 쌍을 이루고 입구에는 작은 등대가 있다.

아들바위해안공원은 1999년 사업비 8천5백만원을 들여 아들바위 및 소돌항 정비사업을 추진해 기존의 물량장을 철거하고 3백60여 평의 주차장을 조성했다. 특히 최근 기도자(祈禱者)상, 반구(半球)아기 조형물, 파도노래비가 제작되어 주변볼거리를 더하고 있다. 동자상, 아들부부상 등 조형물과 함께, 바람 파도에 깎인 기암괴석들을 볼 수 있다.


왜 소돌이라는 이름이 생겼을까? 이곳에도 전설이 잇는 것인가? 우리나라의 지형이나 이름은 풍수적으로 형상을 따서 지은 경우가 많다. 소돌이라는 이름도 여간 이상하지 않다.

소돌(牛岩)은 마을의 형국이 소처럼 생겨서 그런 지명이 유래했다. 따라서 소돌의 상징은 바로 아들바위공원에 있는 소바위이다.

도로 쪽에서 보면 거뭇한 바위의 각이 힘센 숫소를 연상하게 한다. 소바위와 코를 마주하고 있는 기암괴석은 코끼리바위이다.

도로 쪽에서 봐야 모습이 잘 드러나지만 해안 구조물이 시야를 방해한다. 아들바위해안공원은 바위와 바위 사이에 돌로 징검다리가 만들어져 있다. 마치 바위 정원을 바다에 옮겨다놓은 것 같다.

바위의 생김새를 보면서 이 바위 저 바위로 산책도 할 수 있다. 아쉬운 것은 비가 오고 바람이 불며 파도가 높아 근처에 가지도 못하고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2009년 2월 25일 행사 때문에 주문진에 들려 다시 소돌바위를 찾았다. 지난여름에는 출입이 불가능 했으나 이제는 출입이 가능했다. 그러나 파도는 여전히 드세게 몰아치고 있었다.

현재 아들바위해안공원 입구에는 포장횟집이 줄지어 있다. 마침 도착한 날은 파도가 거세기 때문에 출입을 제한하고 있었다. 그러나 밖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바위의 형상이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영감(靈感)을 주는지, 이해가 되었다.

유명한 기도처이거나 명승지에는 하나같이 그럴듯한 전설이 있다. 아마도 전설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부풀리고 때로는 확인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 같다. 소돌 바위에도 전설이 증표처럼 따라다닌다.

신라시대 명주의 땅 소돌 바닷가 마을에 가난하지만 동네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어부가 3대독자인 아들과 함께 살면서 고기를 잡아 생계를 이어 가고 있었다. 어느 날 3대독자 아들이 싸움터에 나가 전쟁을 하다가 전사하였으나 전사 통보를 받지 못한 어부의 가정은 매일 아들이 무사하기를 용왕께 빌었다.

하루는 꿈에 용왕이 나타나서  소돌 바닷가 죽도에 있는 큰 바위가 구멍이 뚫릴 때까지 소원을 빌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다" 라고 하여서 어부의 아내는 매일 죽도 바위 아래에서 절을 하면서 싸움터에 나간 아들이 무사하기를 빌었다.

그러던 어느 날 죽도에 있는 바위에 구멍이 나면서 아들의 모습이 보이더니 그리던 아들이 어머니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가 사라져서 반가이 맞으러 나갔는데 깨고 보니 꿈이었다. 그후 부인은 임신을 하였고 아기를 낳았는데 전쟁터에 나간 아들과 똑같은 모습의 사내아이를 낳았다.

사람들은 용왕이 오직 한마음으로 극진히 기도하는 부인의 정성에 감탄하여 아들을 환생시켰다고 말하였고 아들은 자라서 부모에게 효도하고 마을을 위하여 훌륭한 일을 많이 하였다고 전한다.

죽도의 큰 바위 밑에서 소원을 한 가지씩 말하면서 기도하면 모든 소원이 바라는 대로 이루어 졌다는 전설이 있다. 특히 자식 없는 사람이 자식을 낳을 수 있기를 소원하면 자식을 낳았다고 하여 소원바위, 아들 낳기를 기도하여 아들을 낳았다고 하여 아들바위라 부른다.

소돌 바위 부근에 있는 소돌 해수욕장은 주문진 북쪽 1.5km쯤에 있는 백사장 길이 1km의 경사가 완만하여 수심이 낮고 물이 맑은 곳이다. 마을 전체가 소가 누워있는 형국으로 되어있다 하여 소돌이라고 부른다. 인근에 해산물이 모여드는 주문진항이 있어 해산물을 싸게 구입할 수 있으며 주문진 해수욕장과 접해 있다.

아들바위 에서는 음력1월15일 달맞이행사도 열린다.

안종선교수 블로그 http://blog.naver.com/sungbosung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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