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2일 광화문광장에는 정부를 상대로 204일 째 외로운 투쟁을 벌이고 있는 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소속 활동가들이 있었다.

이들의 투쟁목적은 수 년 전이나 현재까지 별반 다르지 않고 대동소이한 내용들에 다름 아니다.

대강 살펴보면, 수년 전 부터 주장해온 기초생활수급제도를 현실적으로 개선시키라거나 활동보조제도 역시 형식을 벗어나지 말고 장애인당사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해달라는 것, 장애인들에게는 암과도 같은 부양 의무제를 철폐하고 장애등급제를 폐지하라는 정도의 주장이다.

이외, 일반인들의 생각으론 조금 고급(?)스러운 주장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장애인당사자에게는 너무나도 절박한 장애인차별금지에 대한 확실한 정책을 마련해달라는 정도의 매우 상식적이고 당연한 주장을 펴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반년이 넘는 긴 시간 시위를 하는데도 정부당국에서는 누구하나 찾아와 보지도 않는다는 시위관련자의 말을 전해 들으며 이는 조금 심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행중이거나 그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 복지제도를 펴는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복지현실이 아직 이정도인가 하는 씁쓰레한 심정까지 가지게 된다.

정부가 이들의 주장에 선뜻 동의하지 않는 이유는 물론 예산 때문이다.

정부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을 수 있다.

앞서 지적한 서너가지 요구사항 등을 실현시키려면 적지 않은 소요예산이 필요하다.

그에 대한 재원 만들기가 말처럼 쉽지 않음도 익히 아는 사실들이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복지비용을 정부의 일반예산에서만 충당하려다보니까 한계에 다다르게 된다.

현재 이 나라의 재벌들은 보유재화가 넘쳐나고 있다.

그럼에도 나라 골목골목까지 찾아다니며 콩나물이나 두부까지 팔아먹으려는 탐욕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게 해서 벌어들이는 천문학적인 수익금으로는 또다시 기업사냥에 나서거나 그룹의 파이를 키우는데 만 혈안이 되고 있음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들이다.

그럼에도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이들 재벌그룹들의 횡포에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한해 수조원의 이익금을 내는 재벌그룹들이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인식을 조금만 바꾼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필자만의 소견머리 없는 해결 방안일까

이들의 주장이 매우 정당함에도 마치 허구헌날 시위나 벌이는 애물단지 취급을 하는 일부 집단들의 왜곡된 시각을 접하면서 실로 착잡한 기분이다.

이를 지켜보는 비장애인들 역시 “남의 사위 오거나 말거나” 라는 속담처럼 자신들과 전혀 무관한 듯한 태도를 보면서 이땅에 진정한 장애인복지가 실현될 날이 과연 언제일까 라는 막연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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