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철수(편집위원)
구리문인협회에서 구리타워 전망대에서 전시를 한다기에 잠시 들렀다. 비가 올듯 말듯 약간은 을씨년스런 날씨에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여전하다. 강 건너 선리 쪽의 하상도는 초록을 머금고, 사통팔달로 뚫린 도로에는 차들이 질주한다.

인조잔디 축구장에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분주히 운동장을 가로 지른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회원들의 작품이 공중에 매달리니 유채밭 장미꽃 터널보다, 구리역 이젤위의 작품보다. 훨씬 더 큰 값어치를 느낀다. 파밭사이에 들떠있는 작품도, 한강 위를 가로지른, 도로 위를 내닫는 시화도 있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화자의 변이 전망대에 가득하다.

참 이번 시화는 복도 많다. 5월 한 달에 두 데나 옮겨 다니고 이곳에서 세 번째 정착하니 평소보다 복이 터졌다.

그렇게 전망대에서 소회에 잠기고, 주차장에 들어섰을 때 노란 장미 한 송이가 발길을 끌게 한다.

장미넝쿨의 노란 장미를 보러 자리를 옮기는데, 희한한 광경을 있었다. 마치 한반도를 형태를 갖춘 팽이꽃밭이 있었다. 노란 장미를 관찰하는 것을 잠시 뒤로 하고 팽이꽃밭에 머문다. 그 형태가 어찌나 우리 한반도의 형국과 그리 닮았는지. 이제 사나흘 뒤면 가정의 달은 내년을 기약하고 호국의 달이라고 부르는 6월이 온다.

남쪽으로 보이는 부분은 팽이 꽃이 소담스럽게 피었지만 북쪽의 팽이 꽃은 듬성듬성 피어 있지를 않는가.

얼마 전 인공위성에서 찍힌 한반도의 야경을 보는 듯했다. 그 인공위성 사진이 밤 11경으로 기억 되는데, 그때 그 사진과 팽이꽃밭이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호국의 달이 돌아오면 남과 북의 이런저런 비교를 하며, 남쪽이 얼마나 우세하고 불리한 가를 따지기도 한다. 자원회수시설 인부들이 의도적으로 만든 한반도모습의 팽이꽃밭을 만들었다 하여도 자연은 남과 북의 형국을 만들고 있어다니 소름이 돋는 느낌 때문에 한참이나 머물렀다.

자연은 무언가를 말하려 한다. 북에서 목숨을 걸고 남으로 온 우리의 동포들에게 따스한 마음이 먼저 앞서는, 북으로 가 아직 돌아오지 못한 납북군인, 피납형제들을 생각하게 하는 6월을 맞이했으면 한다.

2007년 5월 29일 교문동 우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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