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연(시인/수필가)
노인학대의 대부분은 가족이 가해자다.

특히 자녀에 의한 학대가 가장 많다. 자기 분신에게 외면당하고 배신당하고 폭력까지 당한다. 하지만 몸과 마음이 찢어질 대로 찢어졌어도 쉬쉬하다 한계에 이르렀을 때 SOS를 청한다.

그렇지만 자신의 사연을 쉽게 꺼내지도 않고 혹여 꺼내 놓을 지라도 못된 자식을 탓하지 않는다. 󰡐오냐 오냐󰡑하고 너그럽게 키운 자식들이 더한 경우가 많다.

어머니가 고인이 되자 아들은 뇌경색 아버지를 버리고 가출했다. 30대 아들은 아버지 명의 예금을 현금카드로 빼내 탕진하고 전화조차 받지 않는다.

하지만 홀로 남은 아버지는 극심한 불면증과 우울증으로 자살 충동까지 보일정도로 심각하지만 아들이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 지 걱정한다. 현

금 사용내역으로 보아 술집과 오락실만 오가며 지내는 것을 짐작하면서도 󰡐고약한 아들놈󰡑이 그저 자기 곁으로 돌아왔으면 한다.

40대에 홀로된 어머니는 억척같은 뒷바라지로 아들을 교수로 키웠다. 손주까지 본 어머니는 삶을 흡족해 했다.

이후 상황은 어처구니없이 전개됐다. 어머니는 공동투자한 부동산 문제로 자신의 형제간 소송이 진행되자 유리한 판결을 받기 위해 치매환자로 위장했다.

자신의 몫을 더 챙겨 아들에게 주기위해 아들과 공모한 것이다. 치매로 판정받은 어머니는 승소한 후 수억 원을 챙기게 됐다.

그리고 아들은 치매환자로 둔갑한 어머니를 치매전문요양원에 강제 입원시킨 후 돈을 가로챘다. 버림받은 어머니는 이를 며느리의 소행이라며 아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울며 매달리지만 아들은 냉담하다.

영화 혹은 소설에나 등장할 법한 이런 이야기들은 현재진행형이며 그 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은 세계 최고라는 한국부모의 자식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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