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영재(의정부보훈지청 보상과장)
매달 첫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현충탑을 찾아 참배를 한다.
현충탑은 호국영령들의 투혼과 사상을 형상화한 추념탑이다.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는 현충탑은, 유족들이 기일 때마다 제(祭)를 지내기도 하지만 정부가 주관하는 추념일 행사 때는 시민들도 이런 저런 이유로 찾고 참배를 하는 성스러운 곳이다.

현충탑에 각인되어 있는 분들은 과연 어떤 분들이며 왜 저런 형상을 항상 하고 있을까?

그분들은 위난에 처한 국가를 구하기 위해, 생명부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진작 자신과 가족의 안일은 아랑곳하지 않고 한순간 주저함도 없이 투신하여 끝내 산화한 수많은 순국선열과 전몰군경들이고, 비록 산화했어도 애국․ 애민하는 정신만은 놓지 않고 끊임없이 하늘을 향해 갈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러한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이 응집된 현충탑이 전국 어디서나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고 눈에 잘 뛰지도 않는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 왠지 안타깝고 죄스럽기까지 하다. 현충탑의 고고함이 왠지 쓸쓸함으로 와 닿는다.

우리도 미국 등 다른 나라들과 같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기념하는 조형물을 자랑하고 자긍심도 느낄 수 있도록 내국민은 물론 외국시민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곳에 설치하면 안될까?

매달 한번 그분들의 형상 앞에 서서 묵념을 할 때마다 가슴 한켠에 뭉클해짐은 나 혼자만 유별난 감성은 아닐 뜻하다.

혹시 우리는 현충탑을 우리들의 가시권에서 벗어난 곳에 설치한 만큼이나 그분들의 희생으로 지켜져서 향유하고 있는 나라의 존재와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생활하지 않는 지 새삼 놀랍고 걱정이 된다.

지난 6월 6일은 전 국민이 마음을 한데 모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이번이 57번째 맞는 현충일이었다.

일상생활의 기억 속에 소외되었던 현충탑을 찾아 참배하는 날인 것이다. 그날은 호국영령들의 유족과 선․ 후․ 동료 국가유공자 특히, 미래 우리나라의 희망인 청소년들과 일반 시민들이 손을 맞잡고 가까운 현충탑을 찾아 정각 10시에 일제히 묵념을 하고 참배도 하고 위난을 이겨낸 그분들의 활약상을 돌이켜 보고 그분들의 헌신에 고마움을 전하고 그분들의 숭고한 모습을 닮고자 자뭇 진지해 지는 날이었다.


비록 이런저런 이유로 현충탑을 외딴 곳에 설치한 누를 저질렀지만 각자 가슴에는 현충일에 느끼는 현충일만 같은 뜨거운 열정으로 국가유공자를 존중하고 주변에 있는 보훈가족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과거의 수많은 국가적 수난을 되풀이 않기 위해 내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지 한번쯤 주체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그나마 선열께 죄스러움을 조금이나마 덜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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