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연(시인/수필가)
어떤 소년이 꽃뱀에게 먹을 양식을 주니 꽃뱀이 이를 고맙게 여겨 후일 소년이 왕이 되게끔 은혜를 갚았다는 설화가 있다.

뱀과 연관된 동물보은담이다. 조선시대 아들이 엄동설한에 꽃뱀을 구해 어머니의 병환을 낫게 했다든지, 며느리가 눈 속에서 꽃뱀을 구해 구워 올리니 시어머니의 병이 나았다는 설화도 있다.

꽃뱀이란 말은, 남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몸을 맡기고 금품을 우려내는 여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란 뜻도 있다.

IMF 외환위기 때 일자리가 없어진 유흥업소 여종업원 등이 남성을 유혹해 관계를 가진 뒤 금품을 갈취하는 사례가 급증한 이후, 그런 여자를 뜻하는 꽃뱀이란 말이 유행어가 됐다고 한다.

이후 불경기와 취업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사회엔 꽃뱀들이 크게 증가했다.

20~30대 젊은 꽃뱀뿐 아니라 중․고년의 아줌마 꽃뱀에다, 미성년 꽃뱀도 등장했다.

최근엔 나이트클럽에서 암약하는 미모의 꽃뱀이 남자에게 접근한 뒤, 인근 술집으로 데리고 가 양주 한 병에 수십․수백만 원씩 바가지를 씌우는 사건이 전국에서 빈발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

그런가하면 올 9월부터 정부 부처가 이전할 예정인 세종시 주변에는 가족을 두고 단신 부임할 가능성이 큰 공무원을 겨냥해 꽃뱀들이 전국에서 곧 집결할 것이란 이야기도 들린다고 한다.

꽃뱀에게 물리면 한 방에 가는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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