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연(시인/수필가)
계절도 이제 만산홍엽(滿山紅葉)의 끝자락이다. 하지만 산을 찾는 인구가 많아 산불 발생 위험이 높다.

국민소득이 향상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산을 찾는 인구가 점차 늘어나 산불 발생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10년 간 평균 산불 발생 건수는 연간 485건으로 원인별로는 입산자 실화 210건(43%), 논ㆍ밭두렁 소각 90건(19%), 쓰레기 소각 38건(8%) 등으로 입산자의 실화가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온 국민의 정성으로 가꾼 귀중한 산림이 산불로 인해 순식간에 폐허가 되고, 산불 규모의 대형화, 산불 진화 시 인명 피해 등이 발생하고 있어 산불예방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산불은 작은 관심만 가지면 예방할 수가 있다.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와 소방서에서는 산불의 예방과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입산자 실화, 논ㆍ밭두렁 소각, 쓰레기 소각 등의 무관심한 행동으로 일어나고 있다. 국민의 주의와 협조가 꼭 필요하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쓰레기 소각, 산 가까운 곳에서 논ㆍ밭두렁 태우기, 산에서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등 사소한 부주의가 산불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따라서 작은 관심만 가져도 산불은 쉽게 예방할 수 있다.

매년 산불로 인해 소실되는 산림 면적은 서울 여의도 면적의 스무 배가 넘는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산불은 생태학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한번 산불로 피해를 입은 숲이 정상을 되찾기까지 짧게는 40년 길게는 100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

국토 면적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산림은 과거 일제의 수탈과 6․25전쟁으로 인해 극도로 황폐화되었으나 그동안 정부와 국민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울창한 숲을 이뤘다.

산림은 과거 목재생산의 기능이 중시되었으나 요즘은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고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휴식공간으로서의 역할이 중요시되고 있다. 그래서 도시민들의 접근이 용이한 도시 근교의 산에는 산책로나 간이 체육시설 등의 편익시설을 설치하여 시민의 쾌적한 쉼터로 제공하고 있다.

물질적 풍요를 추구하는 데만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산림은 마음의 풍요와 건강을 안겨준다.

인간의 들숨에 포함된 산소는 나무의 날숨으로 만들어지며, 인간의 날숨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는 나무의 몸체가 된다. 그래서 산림보호의 필요성은 간절하다.

산림보호의 가장 큰 적은 산불인데, 특히 야간산불은 헬기나 진화대의 투입이 어려워 대형 산불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해 야간산불은 32건이 발생하여 2009년 73건보다 많이 줄기는 했으나 아직도 산림의 커다란 위험이 되고 있다.

이제 산불예방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모두의 지혜로운 인식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산림은 우리 삶의 터전이며 후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원이다. 소중한 산림을 산불로부터 보호하고 후손에게 물려주는 일은 우리 모두의 의무라는 인식의 확산이 필요하다.

필자는 30여 리 시골길을 걸어서 초등학교 3년을 다녔다.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체력으로󰡑라는 목표를 세우고 청주의 구룡산 정상을 매주 한 번씩 오른다. 팔순의 노인 걸음으로 오르다 보니 산남동 대원칸타빌에서 구룡산 정상까지 한 시간이 넘게 걸린다.

산 주변 동네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탄생할 것 같은 구룡산을 오를 때면 산림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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