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연(시인/수필가)
A씨는 경조사 때 B씨에게 부조를 10만원씩 2회 받고도 B씨의 경사에 부조를 5만원만 했다.

C씨는 D씨의 결혼 때 신랑 신부 양쪽에 부조를 했는데 D씨는 C씨의 경사에 부조를 안했다.

E씨는 F씨의 자식 결혼 때 부조를 두 번이나 했는데 F씨는 E씨의 자식 결혼 때 부조를 안했다.

K씨는 동기생들을 세 번 초청해 술을 샀는데 동기생인 P씨가 한 번은 차를 운전하고 온 아내와 함께 참석했다. P씨가 친구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거나 술대접을 하는 것은 본 적이 없고, 그런 일이 있었다는 말을 들은 적도 없다. 그런데 P씨는 K씨에게 '친구들에게 술 한 잔 사'라고 말한다.

K씨는 P씨에게 17년 동안 해마다 한두 번씩 식사 대접을 하거나 술대접을 했다.

K씨는 P씨의 집들이 때는 봉투(20만원)도 줬고 P씨가 상을 당했을 때는 부조도 10만원 했고 P씨의 아들이 K씨의 직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돈도 2만원 줬으며 P씨의 처제 결혼에도 부조를 했다.

하지만 P씨는 K씨에게 한 번도 식사 대접이나 술대접을 하지 않았고 K씨의 잔치에 부조는 5만원했다.

P씨가 형님 댁에 올 때 형님과 같은 아파트에 사는 K씨의 집을 한 번 쯤은 방문하는 것이 상식일 터인데 그렇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P씨의 K씨에 대한 심한 술주정으로 P씨의 본심을 알게 된 K씨는 醉中妄言이기도 하지만 醉中本心이라는 것을 알고 결국 그와의 마음 속 결별을 했다.

나는 A씨, D씨, F씨, P씨와 같은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주는 것은 부자정신이고 받는 것은 거지정신이며 지나친 이기심은 언젠가 자신을 해치게 된다. 그리고 인간관계는 밑지는 장사가 남는 장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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