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호(작가)
그 옛날 ‘자유’란 사람이 ‘효’란 무엇이냐고 공자께 여쭙자 공자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였다고 한다.

“부모를 잘 먹여 살리는 것만을 효도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개나 말도
모두 먹여 기르고 있지 않은가. 부모를 잘 먹이기만 하고 공경하지 않는다면 짐승을 기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또한 ‘자하’란 사람이 ‘효’란 무엇이냐고 여쭙자 공자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부모 앞에서 얼굴빛을 부드럽게 지니기가 어렵다. 힘든 일이 있으면 자식들이 부모 대신 그 수고를 맡아 하고, 맛난 음식이 생기면 어른들이 먼저 드시게 한다고 해서 결국 그것만으로 ‘효’라 할 수 있겠는가?”

어버이날도 오늘로 벌써 사흘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아무리 생활이 바쁘더라도 자신을 낳아 지금껏 정성껏 기르고 키워 주신 어버이의 고마움을 그 날 하루만이라도 다시 한번 깊이 되새기자는 뜻이었음이리라.

그런데 해마다 하필이면 그렇게 뜻깊은 좋은 날에 유감스럽게도 가정 불화 내지는 재산 상속 건으로 인해 아주 끔찍하고도 안타까운 사건이 터지곤 하는 것을 우리는 자주 접하여 왔다. 금년이라고 해서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금년엔 좀 조용히 넘어 가나보다 했더니 이번엔 더욱 끔찍한 몇몇 사건들이 모든 이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하기에 충분한 사건이 터지고야 만 것이다. 뒷맛이 몹시 씁쓸하면서도 안타깝고 우울한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경기도 어느 지방의 모 아파트, 그 집에는 수년간 중증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암으로 고생을 하는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젊은 큰아들 내외가 부모님과 함께 살아 가고 있었다.

부모님들의 곁에는 항상 아들 내외가 번갈아 가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남달리 효성이 지극한 아들 내외였기에 부모님 두 분의 병수발을 하면서 그렇게 여러 해를 같이 살아 가고 있었다.

그리고 아들 내외와 손자 두 명을 ‘그동안 고생이 많았다’ 며 지방으로 여행을 보낸 후에 지난 어버이날이었던 하루 전 날 노부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파트 경비원은 여행지인 제주도에서 큰아들이 ‘집에 전화를 안 받으니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확인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집안에 들어가보니 이미 두 노인이 숨져 있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할아버지는 침실에서, 그리고 할머니는 베란다에서 목을 맨 채였다. 사건 현장에는 자식과 손자들에게 “미안하다, 고마웠다”는 내용의 노부부가 죽기 전에 남긴 유서 5장이 남겨진 상태였다.

할아버지는 수년 전부터 중증 치매, 할머니는 암 수술을 받는 등 힘겨운 투병생활을 해왔으며 아들 내외는 부모 병 수발을 하느라 계속 함께 살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병든 자신들로 인해 더 이상 아들 며느리에게 고생시키는것이 부담스러워 그런 극단적인 길을 택한것에 대한 그 마음이 오죽했으랴는 이해는가지만 그렇게 까지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그들 노부부의 마음은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러웠을까!

이 끔찍한 뉴스를 통해 우리들은 새삼 많은 것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어려운 일을 당했을 경우, 과연 앞으로 자식들은 어떤 방법으로 부모를 공경하고 모셔야 진정한 효도를 다 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와는 반대로 부모의 입장에서 뜻뜻밖의 지병을 앓고 있거나 큰 교통사고로 인해 불구가 되었을 경우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만일 그런 일을 당하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자식들의 짐이 된 채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 갈 수밖에 별 도리가 없지 않은가.

그럴 경우 늙은 부모들은 과연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진정 자식들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현명한 부모가 되는 것일까?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재산을 모두 잃으면 반을 잃은 것이고, 자신의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잃는 것’이라는 명언이 새삼 떠오른다.

사실 그렇다. 자신의 건강을 잃은 다음에 재샨이 무슨 소용이 있으며 부귀영화 또한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사람이 한세상 살다가 병들지말고 고통없이 갈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삶이란 말인가.

오늘도 아침부터 금방 비라도 뿌릴 듯 잔뜩 찌푸린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아마 하늘도 우리들의 아픔을 아는 듯 벌써 며칠째 이런 날씨가 지속되면서 우리들의 마음을 더욱 우울하게 하고 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전국의 모든 울 이웃과 가족들이여!

금년 5월은 그 어느 해보다 더욱 가족간의 화목으로 웃음이 넘치는 달, 그리고 모두가 희망에 부푸는 가정의 달이 되기를 두 손 모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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