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큰 관심보다 천재지변 무관심이 더 서글퍼

한철수 편집위원

민선5기 구리시장 선택에 있어서 큰 화두는 세계문화유산의 근간이 된 동구릉의 우백호 날개 끝을 자른 동구릉골프연습장이었다.

이는 10년 가까이 허가권과 준공권을 놓고 구리시의회는 물론 일부시민단체들이 문화재관리법을 놓고 민감하게 여겼고, 골프장 토목공사부터 지금까지 구리시의 핫이슈로 남아있다.

특히 문화재관리법이 강화 되어 실행되기 며칠 전에 인허가권을 내준 것과, 공사도중 용도변경이나 시설확장시설변경 등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지하시설을 확장해 말썽을 빚었고, 골프장 인허가에 총책을 맡다 자리를 떠났던 간부를 민선4기에 시산하공사인 구리농수산물시장 전무로 임명하여 보시보직이라는 논란도 낳았다.

지난 6월 지방4대선거로 새로이 구성된 여소야대의 구리시의회 지난 회기와 마찬가지로 이 문제를 묵과 할 수없는 사안으로 결정하고 결의문을 채택했다.

본지를 포함한 인터넷 매체의 누리꾼들은 법원결과 특히 민사책임에 따른 수십억원을 시민의 혈세로 빼앗길 수 없고, 이는 제6기 구리시의회 출발점의 시험대로 보고 있다는 점이 그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골프연습장의 지난 8년간 폐해와 천재지변에 따른 구리시의 무관심을 가름해보고자 한다.

-골프연습장이 남긴 동구릉 생태 변화
동구릉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를 위한 유네스코 실사단의 눈엣가시였던 것이 바로 턱 앞에 있는 골프연습장이었다. 

무엇보다 숭릉 연못은 텃새자생지와 철새도래지로 학계의 큰 관심이 쏠렸던 곳이다. 습지의 먹이와 원시림에 가까운 환경은 새들이 둥지를 틀기에 충분해 군락을 이뤘으나 골프공 치는 소리와 광학조명(서치라이트)로 인해 떠나 그 개체 수가 현저하게 줄었다는 것이 십 수 년간 동구릉의 습지생태를 지켜온 환경전문가의 말이다.

이를 반증하듯 골프연습장이 생기기전 습지와 수림 전체를 덮었던 왜가리, 두루미, 고니(백조), 해오라기 등 새 무리는 차츰 사라졌고, 지금은 그 숫자를 셀 수 있을 정도로 개체 수가 떨어졌다.

연습장이 사라진 시점부터 얼마나 많은 새들이 늪지를 찾아올까하는 생태복원이 새로운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동구릉은 정치적 사안의 비빔밥 재료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 문제가 한창이던 때 구리지역 정치인들은 모처럼 모두가 뭉쳐 동구릉을 들먹이며 반대의 의지를 펼쳤다.

그보다 앞서 중랑구와 노원구의 쓰레기 소각장 설립에 있어서도 동구릉이 있기에 불가하고 불허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는 정치적 성과물에 급급한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입지를 세우기 위한 수단으로 동구릉을 차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비빔밥의 고명정도로 여겼기 때문이다.

-동구릉...천재지변 무관심이 더 서글퍼
동구릉은 올해 들어 3월9일 폭설과 지난 9월2일 태풍 곤파스로 두 번의 천재지변을 겪었다. 봄 폭설로 위용을 자랑하던 소나무 수 백 그루가 허리가 잘리거나 뿌리 채 뽑혔고, 능안에 서있는 소나무 어느 한 가지도 성한 게 없었다. 9월 태풍은 봄 폭설에 비해 피해는 적었지만 그 모습을 본 이들은 안타까움에 그저 혀를 찰 뿐이다.

그렇게 사회적, 정치적 사안이 있을 때 마다 동구릉을 품에 품었던 이들은 과연 크고 작은 피해의 광경을 한 번이라도 직접 목격했는지 반문하고 싶다.

또한, 환경을 생각하고 문화를 아끼는 유관단체와 시민단체 그들은 향유자로서 권리를 앞세우지만 동구릉이 천재지변으로 상처를 입고 있을 때, 보전을 위해 발 벗고 나섰는지도 묻고 싶다.

동구릉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의 대부분은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자긍심과 그 가치에 걸맞게 관람하고 질서도 지킨다. 하나의 도시에 세계문화유산이 있다는 것은 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 딴 것과 마찬가지라는 한 학자의 말처럼 큰 자긍심이다.

구리시의 대표 브랜드 동구릉을 골프연습장에 보였던 관심처럼 이제는 능 밖이 아닌 능 안으로 눈과 마음은 물론 몸을 돌려야 진정한 문화재 사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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