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절차 많으나 초강수 대응, 해당기자 "언론탄압" 맞서

김경선 구리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한나라당 소속 의원 5명이 지역언론사 기자를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구리시의회 의원들에 의해 고소당한 지역언론 기자는 구리시 지역을 중심으로 소식을 전달하고 있는 인터넷 언론 ‘구리넷’의 오민석 기자로 오 기자는 1990년대 초반부터 지역언론에 몸담고 있다.

의원들이 오 기자를 고소하게 된 문제의 기사는 통상적으로 기자개인의 소견이 일정부분 반영될 수 있는 칼럼 형식의 기자수첩 ‘헹가레 해주고 싶은 그녀’로 이 기사는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고위직 공무원으로서 카리스마 있는 행정을 펼친 전임 정숙영 구리시부시장의 도 전출을 아쉬워 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당시 오기자는 이 기사를 작성하면서 정 부시장에 얽힌 이야기를 사례로 들었으나, 이 과정에서 구리시의회가 명예훼손을 제기할 우려가 있는 내용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 졌다.

이와관련 구리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오 기자를 지난 2월 13일의정부지방 검찰청에 명예훼손혐의로 고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의원들의 조치는 잘못된 기사에 대해 반론청구, 정정보도 요청 및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한 중재 등 내용을 바로잡기 위한 다양한 구제절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절차를 외면한 채 검찰고소라는 초강수를 둠으로서 영세한 지역언론사의 기자들에게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오 기자에 대한 고소사건에 대해 의정부지방검찰청은 2월21일 사건을 구리경찰서로 이첩해4월13일까지 수사하도록 했으며, 6일 첫 고소인 조사가 이루어졌다.

6일에는 고소인 중 한 사람인 김광수의원이 이병길 전문위원을 대동하고 구리경찰서 수사과에 나와 오 기자를 고소하게 된 이유와 정황에 대해 약 한 시간 가량 진술하고 돌아갔다.

이 자리에서 의회의원 측은 “의원들이 오 기자가 1월20일자 기자수첩(헹가래 해주고 싶은 그녀)을 통해 사실과 달리 시의원들이 대장간 마을 동의안 처리 전날에 밤을 새워 정숙영 전 부시장과 술을 마신 것처럼 보도해 의원들의 도덕성과 명예를 훼손했다며 수차례 사과 할 것을 요구 했으나 사과하지 않아 고발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를 받고 나온 김광수 의원은“지역사회에서 대화로 풀지 못할 일이 없는데 일이 이 지경 까지 온 것이 안타깝다”며 “이제라도 원만한 해결을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오 기자는 “의원도 공적기관인 만큼 신문사나 기자에게 항의, 반론보도요구, 정정보도청구 등 다양한 언론피해 구제절차를 통해 사실과 다른 보도로 인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었으며, 이 경우 그 과정에서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항의 전화 한 통 없이 보도한지 20여일이나 지난 가십성 ‘기자수첩’ 내용을 근거로 형사고소장을 써놓고 사과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척박한 지역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어 법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구리경찰서 관계자는 “오늘은 당시 정황만 듣고 조서를 작성하지는 않았다”며 “의회의원들이 보충자료를 제출하는 대로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소환해 쟁점으로 부각된 2차 술자리문제 등의 사실 확인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기자에 대한 구리시의회의원들의 고발과 관련 구리남양주 지역언론 기자모임 등 언론단체들도 사건에 대한 정확한 내용확인을 거쳐 공동대응 여부를 결정할 방침으로 있어 사건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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