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멕시코만의 기름 유출이 미시시피 강의 입구까지 번지는 등 미국 에너지 분야의 심장부를 강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에 당분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멕시코만 해안의 천연가스 시설 2곳은 이미 문을 닫았다. 이곳에서의 생산량은 미국 전체 생산량의 10% 이하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설의 폐쇄는 "관련 설비가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JP모건체이스의 상품 리서치 담당인 로렌스 이글스는 설명했다.
 
멕시코만의 원유 및 가스 설비 13개는 기름 유출이 발생한 곳으로부터 50마일 근방에 위치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이들 시설이 이번 재앙에 노출됐다는 보고는 들어오지 않은 상태다.
 
웨더인사이트의 기상학자 아론 스터드웰은 화요일(이하 현지시간)까지 멕시코만의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 중 거의 5분의1 가량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그는 하루에 32만5000배럴의 원유와 13억4000만 입방피트(cubic feet)의 천연가스가 위험에 처할 것으로 추정했다.
 
멕시코만은 원유 생산의 25%, 천연가스 생산의 15%를 담당하고 있다. 미 정유시설의 13% 정도는 뉴올리언스와 바톤 루즈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멕시코만 사태가 심각해 질 경우 원유 생산과 정유 작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폭발은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소유한 '딥 호라이즌'에서 발생했다. 해저 5000피트 아래에 위치한 딥 호라이즌의 폭발로 하루에 원유 5000만 배럴이 바다로 뿜어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유출된 기름이 조류에 의해 미시시피 강을 따라 흘러가 루이지애나 해안까지 도달할 가능성도 점쳐졌다. 이 경우 미 원유 수입량의 10%, 해안가의 생산량 10% 정도가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3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6월 인도분 원유 가격은 배럴당 86달러 수준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같은 날 런던의 경우 브렌트유 6월물은 1.7% 가까이 상승, 배럴당 89달러 근처에서 거래됐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뉴욕의 원유 선물 가격이 미 중서부의 기록적인 초과 공급량에 의해 현재 억눌린 상태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앞으로 올해 말까지 원유 가격은 배럴당 93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트레이더들은 향후 원유 가격 상승에는 글로벌 경제 회복에 대한 전망뿐만 아니라 부분적으로는 이번 기름 유출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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