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구(오남고 교사)
자녀가 출생하는 과정을 보면 부모의 만남에서 시작한다. 부모가 되기 전에 청춘 남녀가 만남이란 기쁨을 갖게 되는데, 이때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서로간의 사랑이다. 따라서 자녀는 남녀 간의 사랑의 결정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즉 남녀의 사랑하는 마음이 하나가 되어 새로운 인격체를 탄생시킨 것이 바로 자식이다.

이렇게 부모와 자식 간의 첫 출발은 사랑에서 시작된다. 그러므로 자녀를 지도할 때 가장 소중한 요소는 사랑이다. 이때의 사랑은 부모가 되기 이전의 사랑과는 다른 더 큰 그릇의 사랑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아가페적인 사랑, 즉 헌신적인 사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식에 대한 사랑만 있으면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인가? 아니다. 넘치는 사랑은 오히려 자식을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그러기에 절제된 사랑(조언자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기 이전까지는 아낌없는 사랑으로 적극적인 보살핌이 필요하지만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시기가 되면 지나친 보살핌이나 통제를 삼가야 한다.

즉 인격체로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부모가 자식과 영원히 함께 할 수 없다. 그리고 부모라 할지라도 한 인격체를 영원히 책임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지나친 간섭과 통제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조언자로서의 역할만 하면 된다.

다음은 자식으로부터 부모에 대한 경외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경외심이란 공경하면서 두려워하는 마음’인데 이런 마음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부모가 올바른 리드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자식과 부모 사이는 서로 간에 보여 지는 모습이 바로 모방의 공간이며 배움의 장이기 때문이다. 한 집단을 이끌어 가는 사람이 모범적이지 못하면 함께하는 사람은 그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

언행불일치한 행동, 부모니까 무조건 명령만 하는 행위, 대화나 협의에 의한 의사결정보다는 일방적인 통보, 폭력적인 행동 등은 자식들로 하여금 부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할 뿐만 아니라 배척의 씨앗을 낳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외심이 생기지 않는다. 부모에 대한 경외심을 갖는 자식들은 자연스럽게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다음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체험은 사고력을 신장시키고 창의력을 길러주며, 상황대처 능력을 기른다. 예를 들면, 불 위에 얹어진 주전자의 물이 끓으면서 수증기가 발생할 때 어린이들은 호기심에 주전자에 접근하게 된다.

이럴 때 일반적으로 어머니들은 어린이를 그 부근에 가지 못하도록 혼을 낸다. 어린이는 왜 혼이 나야되는지도 모른다.

이럴 경우 그 아이에게 직접 주전자에 가볍게 손을 대게 해 보라. 그러면 수증기가 발생할 때나 불이 보이는 곳에 얹혀있는 물건에는 두 번 다시 손을 대지 않을 것이다. 이미 뜨겁다는 사실을 체험했기 때문에. 그리고 성장하면서 왜 물이 뜨거워지면 수증기가 발생하게 되는가?

또는 수증기가 발생하게 되면 그 물체는 왜 뜨겁다고 인식되는가? 하는 의문점을 갖게 될 것이고 그 의문점을 스스로 해결해 갈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생각하는 능력이 길러지는 것이다. 또한 체험은 추억을 간직하게 한다.

핵가족화되어 있는 요즘은 농촌생활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어떤 가족이 여름날 여행을 가는데 들판에 푸른 벼가 심어져 있는 곳을 지나게 되었다. 그런데 차 안에 있던 어린 아이가 어머니 푸른 잔디가 너무나 넓게 깔려 있네요. 라며 벼를 잔디로 인식하더란다.” 이

아이의 어머니는 이 말을 듣는 순간 아이들에게 너무나 무관심했음을 느끼고 그 해부터 매년 1회 이상 농촌, 산촌, 어촌 등을 아이들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고 이러한 체험시간을 통해 가정이 더욱 화목해 지고 그 당시의 체험들이 가족들의 추억으로 간직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런 말도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부모는 자식들로 하여금 많은 추억을 갖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자녀들이 성장하면서 왜 창의성이 없니? 사고력이 부족하니? 라며 자식들을 나무라기 이전에 부모가 그 능력이 생겨나도록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봉사활동을 생활화해야 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봉사활동은 먼데 있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부터 시작한다. 먼저 내가 할 일을 내 스스로 하는 것이 봉사활동이다.

자신의 일을 자기가 하지 않으면 부모나 형제가 그 일을 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함으로써 주변 사람들을 도우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는 자식을 기르면서 무조건 자식을 편하게 해 주어서는 안 된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방청소, 이부자리 정리정돈, 간단한 청소 같은 것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이런 습관이 형성되지 않으면 성장해서도 남에게 의지하는 의타심만 생겨나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사람이 된다. 그리고 봉사활동은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건강한 육신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우리 주변에는 장애인 시설이 많다. 시설기관에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들의 감상문을 읽은 적이 있다. 그 학생들은 하나같이 이런 말을 하고 있었다. “신체 건강하게 낳아 잘 길러주신 부모님께 감사한다.” 이런 학생들이 부모님께 불효할 수 있을까? 이처럼 봉사활동은 남을 통해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진다.

봉사활동은 자녀들 스스로 하게 하기보다는 부모와 함께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족애를 기르고 또 하나의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은 올바른 사람을 만들어가는 가장 핵심적인 공간이다. 가정이 튼튼하지 못하면 사회나 국가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그리고 가정을 이끌어가는 중심에는 부모가 있다.

따라서 부모는 위에서 말한 사랑을 바탕으로 한 조언자로서의 역할과 올바른 리드자로서의 역할을 통한 경외심을 갖도록 자식들을 지도하고, 그 위에 다양한 체험을 통한 사고력과 창의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또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봉사활동을 가족과 더불어 생활화한다면 오늘날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비인간화된 모습은 자연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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