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최근 시중은행들이 고민에 빠졌습니다.
 
지난해말과 올해초 높은 금리를 주고 예금을 끌여들었지만 시중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은행권의 수익성 악화가 불보듯 뻔한 상황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은행들은 틈새 대출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이른바 '묻지마'대출 남발로 은행권의 건전성에 부작용이 따를 것이란 우려도 함께 불거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지난해말부터 올해초까지 4.8%~5%대에 육박하는 고금리를 주면서 예금을 유치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금리가 인상될 것을 선반영한 조치였는데요.
 
그래서 지난 1~2월까지 약 37조원이 넘는 자금이 은행으로 몰렸습니다.
 
하지만 은행권의 예상과는 달리 시중금리는 반대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17일 양도성예금증서(CD)91일 금리는 2.82%, 국고채 3년물은 3.8%로 내려앉았습니다.
 
경기 회복세 둔화 움직임과 이에 따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에 따라 시중금리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은행들은 시중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급하게 예금금리를 낮추고 있지만 이미 37조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이 들어있고
 
이미 처음에 계약한대로 고객들에게 금리를 지급해야하는 은행들로서는 수익성 악화 이른바 '역마진'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이제 은행들은 자금 운용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은행이 수익성을 내기위해 최대자금운용처인 대출수요를 늘여야하지만 담보대출 규제, 기업 대출수요 감소로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은 LTV, DTI 규제에 묶여 작년 12월 2조원 증가에서 올해 1월 6000억원, 2월 7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은행들은 재건축 단지 집단대출이나 캐피탈, 신용카드 업계의 주력 상품이던 자동차 신용 판매 등 틈세시장으로 대출의 발을 넓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살빼기'가 무리할 경우 건강, 즉 은행 건전성에 부작용을 가져올 거란 우려도 있습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몇 년전에도 시중은행 중 한 곳이 '묻지마'식 대출을 했다가 2~3년 후 결국 부실화됐다"며 "곳간이 꽉 찼다고 쉽게 퍼주다간(대출) 은행 부실 우려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가계 및 중소기업 중에는 아직까지 자금난을 호소하는 곳이 많은 만큼 은행들이 이번 기회에 저신용자, 사회취약층 대출을 늘리는 것도 은행의 사회적 책임(CSR)을 강화화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자조적인 목소리도 한켠에서 들리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brick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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